가계대출 증가세 이달들어 한풀 꺾여

입력 2011-09-15 18:34

7개월 연속 이어지던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가 9월 들어 일단 멈췄다. 추석과 새 학기, 가을 이사철이 겹쳐 자금 수요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달 들어 보름 동안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일제히 감소했다. ‘총량 규제’에 나선 금융 당국의 강한 압박에 은행들이 신규 대출은 줄이고 기존 대출은 적극 회수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행 및 농협 등 5개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14일 기준)은 지난달 말에 비해 7798억원 줄었다. 지난 7∼8월 가계대출이 급증했던 농협은 58조7103억원에서 58조4824억원으로 2279억원, 농협과 함께 금융 당국으로부터 구두 ‘주의’를 받은 신한은행은 64조2407억원에서 64조766억원으로 1641억원 감소했다. 국민은행은 101조7379억원에서 101조5233억원으로 2146억원 줄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각각 950억원, 782억원 감소했다. 다만 가계대출 규모가 작아 가이드라인에서 비교적 자유로웠던 기업은행은 300억원 늘었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월중 지속적으로 증가했던 것과 확연히 다른 것이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1일 101조986억원→16일 101조4088억→31일 101조7379억원으로, 우리은행도 같은 기간 59조8520억원→60조1370억원→60조4210억원으로 증가했었다.

특히 추석 직전이던 9일까지 은행별로 최대 5000억원까지 감소한 점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아직 월 중반이긴 하지만 가을 이사철 전세자금 대출이 가세했음에도 잔액이 감소함에 따라 월말에도 최소한 가계대출 증가율 가이드라인(전월 대비 0.6% 포인트)은 지킬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전세자금과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전체 가계대출의 증가 속도가 매우 더딘 상태”라며 “대출 증가 추세가 금융 당국의 가이드라인 범주 내에서 안정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 6월 말 금융 당국의 가계대출 연착륙 대책 발표 이후 제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일어나고 있는 만큼 이달 전체 가계대출 규모가 줄어들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