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나경원 밀어주기’ 속도 내나

입력 2011-09-16 00:52

눈치 보기로 일관했던 한나라당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선정 작업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대안부재론 속에 당내 계파들과 지도부가 유력 주자인 나경원 최고위원의 출마 여건을 만들기 위해 교통정리에 나선 모습도 보인다.

전날 ‘나경원 비토론은 오해’라고 해명한 친박근혜계는 15일 박 전 대표의 지원 가능성을 내비쳤다. 영남권 친박계 한 의원은 “공정한 경선을 통해 당에서 배출한 후보라면 박 전 대표도 친박계도 용인할 수 있다”며 “박 전 대표는 나 최고위원이 후보가 되면 지원유세에 나설 것이며 그게 원칙이고 정공법”이라고 말했다.

나 최고위원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무상급식 관련 입장을 적극 지원했던 점이 야권의 공격대상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당은 보완책 마련에도 나선 모습이다.

다음 달 초까지 당 복지정책의 틀을 정립하기 위해 정진섭 팀장을 비롯한 의원 10여명과 외부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태스크포스(TF) ‘The 좋은 복지 TF’를 가동했다. TF 소속 현기환 의원은 “무상급식만 가지고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치르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당이 민주당을 능가할 수 있는 복지정책을 확정할 것”이라며 “선출된 후보 역시 당 노선을 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 최고위원은 이르면 다음 주 초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 최고위원 측 관계자는 “이번 주말까지는 출마 여부를 고민한 뒤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나 최고위원이 “중요한 것은 당이 하나 돼 지원할 수 있는 후보가 돼야 한다는 점”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어 당의 전폭적인 지원 분위기 형성을 위해 출마 선언 시기를 후보 신청일(22일) 직전까지 미룰 가능성도 있다.

당이 다음 달 4일 후보를 확정키로 결정한 가운데 당내에선 권영진 의원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재선의 김충환 의원은 이미 경선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당 밖에서는 이석연 전 법제처장과 강지원 변호사 등이 최종 영입 대상에 올랐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