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감정 조장하는 인터넷 카페 활개… “홍어 좌빨 몰아내자” “경상도 패권주의 좌시 못해”

입력 2011-09-15 18:37

“홍어 좌빨(좌익 빨갱이)들을 몰아내고, 온라인을 우익세상으로 만들고자 한다.” “대한민국을 좌지우지 하려는 경상도 패권주의를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

15일 네이버 등 인터넷포털에는 인터넷상에서 전라도를 비방하고 이에 맞서 경상도를 힐난하는 카페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이같은 인터넷 카페는 망국적인 지역감정과 국론분열을 부추기는데도 정부 당국과 포털업체들은 뒷짐만 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라도를 조롱·폄하하는 대표 카페는 인터넷 포털 네이버의 ‘라도코드’다. 지난해 3월 개설된 이 카페는 ‘공정의 자유대한민국 만들기’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우익 지지와 호남 비하에 앞장서고 있다. 벌써 2만3300명이 넘는 회원이 가입했으며, 하루 수십개씩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 카페는 초기 화면에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진을 나란히 게재하고 그 위에 ‘STAMP OUT(밟아 뭉개라)’이라고 적혀있다.

이에 앞서 2007년 12월 인터넷 포털 다음에 개설된 ‘반(反) 경상도 전국연대연합(반경전)’과 지난해 9월 네이버에 둥지를 튼 ‘흉노아웃’ 등은 경상도 비난을 주도하고 있다. 반경전은 초기 화면에 우리나라 지도를 그려 놓고 영남 지역에는 빨간 색으로 ‘X’표를 해 놓았다.

이들 카페는 각 지역 출신 정치인에 대한 험담은 물론 ‘개쌍도=쪽빠리, 조작과 날조는 취미생활’(반경전) 등의 글을 올리며 영남 지역을 깎아 내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이런 행태는 반사회적이고 시대착오적”이라며 “해당 포털사이트는 이들 카페를 즉각 폐쇄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해 네이버측 관계자는 “일부 게시글 내에 보는 이에 따라 눈살을 찌푸릴 수 있는 표현이 포함된 것을 확인하였지만, 카페 멤버들 간의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최대한 존중하기 위해 서비스를 제한하기가 매우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