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동원 11번 영구 결번 된다

입력 2011-09-15 18:13

고(故)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이 현역 시절 달았던 등번호가 영구 결번될 전망이다.

프로야구 롯데 구단 장병수 사장은 15일 최 전 감독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을 조문한 뒤 “팬들의 요구에 따라 최 전 감독의 현역 시절 등번호인 11번을 영구 결번으로 지정키로 잠정 결정했다”면서 “구단에서 지금까지 영구 결번을 지정한 전례가 없어 이번이 앞으로의 기준점이 될 수 있는 만큼 이번 기회에 영구 결번 지정에 대한 기준과 절차 등도 함께 마련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최 전 감독은 1983년 입단부터 1988년 삼성으로 트레이드될 때까지 롯데에서 활약했다. 국내 프로야구단들은 뛰어난 기량으로 팬들로부터 크게 사랑받았던 선수들의 선수 시절 배번을 영구 결번으로 지정해 그들을 기리고 있다.

현재까지 자신의 번호가 영구 결번으로 남은 선수는 이만수·양준혁(이상 삼성), 선동열(해태), 김용수(LG), 박철순(OB), 장종훈·정민철·송진우(이상 한화)와 시즌 중 사고로 숨진 고 김영신(OB) 등 9명이다. 하지만 어느 구단보다 팬층이 두터운 롯데에서는 지금까지 단 한명의 선수도 영구 결번 지정을 받지 못했다. 현재 롯데에서 11번을 달고 있는 투수 이정민(32)도 구단 결정에 앞서 배번을 내놓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롯데는 또 9월 30일 사직 두산 베어스 전을 ‘최동원의 날’로 정한 뒤 최 전 감독이 롯데 선수 시절 활약상이 담긴 영상을 특별 제작해 전광판에 상영키로 했다. 장 사장은 “앞으로 ‘최동원의 날’까지 남은 시간 동안 팬들의 의견을 청취한 뒤 최선을 다해 행사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본능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는 이날 빈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올해 안으로 프로야구 영웅들을 위한 명예의 전당 터를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 총재는 고인의 유족에게는 유품을 기증해 달라고 이미 부탁해 놓았다고 전했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