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울 지역 휘발유값 내릴 방안 내놔라

입력 2011-09-15 17:54

전국의 주유소 휘발유값이 ℓ당 평균 2000원에 육박하는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어제 기준으로 전국의 보통 휘발유 ℓ당 가격은 1943.17원으로 지난 4일 1933.21원 이후 수직상승하고 있다. 서울 지역의 휘발유값은 전국 평균보다 100원 비싼 ℓ당 2042.31원을 찍었다.

유독 서울지역의 휘발유값이 높은 이유는 땅값이 비싼데다 정유사가 직접 운영하는 직영 주유소가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고객과 경쟁 주유소의 눈치를 봐야 하는 자영 주유소와 달리 직영 주유소는 정유사의 기름값 인상분을 바로 반영한다. 서울의 주유소 658개 가운데 직영 주유소는 214개로 32%를 차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자영 주유소도 적지 않은데 ℓ당 100원이나 비싼 돈을 주고 휘발유를 사야하는 서울시민들로서는 이 같은 이유를 쉽게 이해할 수 없다. 추석을 전후해 고향을 찾거나 벌초를 하기 위해 먼 길을 가야 하는 자동차가 많아 값이 비싸더라도 할 수 없이 기름을 넣어야 하는 궁박한 상황을 이용했다는 의심이 든다. 길 건너 있는 다른 주유소나 이웃 주유소와의 값 차이가 1∼2원밖에 되지 않는 곳도 더러 있다. 담합의혹이 강하게 든다는 말이다.

기름값을 내리기 위해 조잡하거나 불필요한 사은품을 없애는 노력을 하는 주유소도 드물다. 어떤 곳은 값을 알리는 가격판을 손님들이 잘 볼 수 없는데 세우기도 한다. 국내 수입 원유의 80%를 차지하는 중동산 두바이유가 8월 이후 최근까지 평균 6∼7달러 올랐다는 이유를 대기도 한다. 하지만 두바이유가 내릴 때 기름값을 내렸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서울 시민에게 차는 우리 몸의 발이나 다름없다. 직장인은 물론 자영업자들에는 생계가 달린 문제다.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다른 지역보다 높은 가격에 기름을 넣어야 하니 답답하기 그지없다. 마침 당국이 서울 지역 기름값이 급등하는 이유를 따져본다고 한다. 기름값에 거품이 끼거나 담합의 흔적이 있는지 명백하게 밝혀 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