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35 구매땐 스텔스 기술 이전” 록히드마틴, 한국에 구애
입력 2011-09-15 22:04
우리 공군의 차기 전투기(F-X) 3차 사업에 참여 의사를 밝힌 미국 록히드마틴사가 F-35 전투기(사진)의 스텔스 기술 이전과 파격적인 가격조건 등을 제시하며 본격적인 수주 경쟁에 뛰어들었다.
록히드마틴사 고위 관계자는 지난 8일(현지시간) 텍사스주 포트워스에 위치한 F-35 생산기지를 방문한 한국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F-35는 한국군의 미래전략 운용까지 고려한 최적의 선택”이라며 “우리는 한국이 요구하는 모든 사항을 충족시킬 준비가 돼 있고, 스텔스 기술도 당연히 포함된다”고 밝혔다.
스텔스는 적의 레이더 추적을 피하는 최신 기술이다. F-35는 설계 단계부터 스텔스 개념이 적용돼 적의 레이더에 쉽게 노출되는 안테나와 엔진, 무기까지 모두 전투기 내부에 탑재돼 있다. 또 공대공·공대지 공격 외에 전자 공격이나 정찰 등 임무 수행도 가능한 다목적 전투기다. 이 때문에 F-35는 F-22(랩터)와 함께 ‘5세대 전투기’로 불린다.
문제는 가격이다. 현재 초도생산 4년차에 들어간 F-35는 올해 기체 가격만 1억2000만 달러(약 1340억원)나 된다. 록히드마틴사 고위 관계자는 “한국이 F-35 구매 결정을 해 인도받게 되는 시기인 2016∼2017년에는 F-35 생산 대수가 크게 늘면서 가격도 많이 떨어지게 될 것”이라며 “올해 물가 기준으로 기체 값만 대당 약 7000만 달러(약 781억원)에 판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 공군은 현재 F-X 3차 사업을 통해 2016년부터 순차적으로 전투기 60대를 들여올 계획을 세우고 예산 8조2900억원을 책정해 둔 상태다. 록히드마틴사가 제시한 가격으로 계산하면 F-35 60대를 예산보다 훨씬 적은 4조6860억원에 들여올 수 있다. 그러나 전투기 도입 후 운영유지 및 조종사 훈련 등에 필요한 비용을 고려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국회 국방위 관계자는 “부대비용까지 감안하면 F-35 대당 도입가격은 상승할 수밖에 없다”며 “이 경우 예산 한도를 넘어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록히드마틴사 측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공동 개발한 고등훈련기 T-50이 미국 훈련기 획득사업(T-X) 기종으로 선정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1960년대 생산된 노후기종 T-38 훈련기 교체를 앞두고 있다. 록히드마틴사의 마이클 그리스월드 부사장은 “최근 국방예산 등을 볼 때 미국이 훈련기를 새로 개발하지 않고 국외에서 구매할 가능성이 크다”며 “T-50은 다양한 장점이 있어 미국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트워스=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