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선, 이번에도 ‘강남 선거’ 될 가능성

입력 2011-09-15 15:53


국민일보 여론조사로 본 10·26 투표 기상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이번에도 ‘강남 선거’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투표율이 높지 않은 평일에 실시되는 데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강남 지역의 여야 예비후보 지지율 격차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區)에서의 몰표로 2만6000여표 차이로 힘겹게 당선된 것과 같이 강남3구가 이번에도 캐스팅보트를 쥘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도 나온다.

서울시장 보선은 전국 선거가 아니어서 수요일에 실시된다. 출근이나 대학생들의 등교 문제 등으로 투표율 50%를 넘기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역시 평일에 열린 4·27 재보선 투표율은 강원도지사 선거가 47.5%, 경기도 분당을 국회의원 선거 49.1%, 서울 중구청장 선거는 31.4%를 기록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15일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여야가 접전 양상을 펼칠 것으로 예상돼 과거 보선 때보다는 투표율이 높겠지만, 평일이고 또 역대 선거에서 서울이 대체로 지방보다는 투표율이 낮았기 때문에 50% 투표율을 달성할 수 있을지 현재로선 낙관할 수 없다”고 말했다.

투표율이 낮을 경우 핵심 지지층이 얼마나 몰표를 던지느냐에 따라 당락이 좌우된다. 6·2 지방선거에서도 한나라당 오 전 시장이 서울 25개구 가운데 17개구에서 한명숙 민주당 후보에게 12만2527표 뒤졌으나, 강남3구에서만 한 후보보다 12만6930표를 더 얻어 신승했었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들은 이번 보선이 지난해 지방선거와 비슷한 양상으로 펼쳐질 수 있음을 예고하고 있다.

국민일보와 GH코리아가 1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위원과 야권 통합후보로 거론되는 박원순 변호사 간 양자 가상대결에서 서울시 유권자 전체 지지율은 각각 40.4%, 41.3%로 격차가 거의 없었지만, 강남동(서초 강남 송파 강동구) 지역 지지율은 각각 53.1%, 37.9%로 큰 격차를 나타냈다.

강남동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전부 박 변호사가 나 최고위원을 앞섰다.

여의도리서치의 지난 12일 조사에서도 서울 전체로는 나 최고위원(41.2%)이 박 변호사(49.7%)보다 지지율이 10% 가까이 뒤졌지만, 강남 서초 송파구에서는 각각 3.4%, 12.9%, 11.6% 포인트씩 박 변호사를 앞질렀다.

특히 8·24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 강남3구의 투표율이 상위 1∼3위를 나타낸 점에 비춰 다음 달 보궐선거에서도 이들 지역에서 보수층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가 예상되고 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