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총리 사의…분열 가속 우려
입력 2011-09-15 00:53
유럽 국가들에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 타개에 힘을 모으기도 벅찬 마당에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회원국인 벨기에의 총리가 돌연 사의를 표명하는 일까지 설상가상으로 겹쳤다.
이브 레테름 벨기에 총리는 13일(현지시간)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이 부총장직을 제안했다”면서 “사임 날짜는 임시내각 총리로서의 책임감을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또 “올해 남은 기간 동안은 총리직을 이어갈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벨기에는 지난해 6월 치러진 총선 이후 지금까지 임시내각으로 국정을 꾸려 왔다. 총선에서 네덜란드어권의 분리 독립을 추구하는 ‘새플레미시연대’(N-VA)가 최다 의석을 확보하면서 정부를 구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북부 네덜라드어권(플레미시)과 남부 프랑스어권(왈로니아) 사이의 대립은 벨기에의 통합을 가로막고 있다. 지난 15개월 동안 정부 구성을 위해 노력해온 국왕 알베르 2세도 레테름 총리의 소식을 듣고 프랑스에서 군용기로 급거 귀국했다.
AFP는 유럽연합(EU) 설립 멤버이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EU에서 통합을 이끌어온 벨기에가 이제는 분열의 상징이 됐다고 꼬집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