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매매가 差 1000만원인 경우도
입력 2011-09-14 18:37
전셋값이 폭등하면서 수도권 소형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세가가 매매가에 근접하는 아파트들이 속출하고 있다. 그럼에도 향후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란 전망 때문에 여전히 매수심리는 살아나지 않고 있다.
14일 부동산정보업체들의 아파트 가격정보에 따르면 경기도 산본과 평촌, 구리, 광명 등을 중심으로 매매가와 전세가가 3000만원 이하로 좁혀진 소형아파트가 잇따르고 있다.
평촌 S아파트 56㎡의 경우 매매가격이 1억4500만원∼1억6500만원인데 전세가격은 1억3500만원대까지 올랐다. 전세가격에 1000만∼2000만원만 보태면 같은 평형대 아파트를 살수 있다는 얘기다. 인근 K아파트도 매매가가 1억4000만∼1억6000만원에 형성돼 있는 56㎡의 전셋값이 1억2500만원에 이른다.
산본에서도 C아파트의 경우 전세가가 1억6000만원인 56㎡의 매매가격이 1억9000만∼2억원으로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의 턱밑까지 치고 올라왔다. 구리에서도 전세 1억4500만원짜리 아파트의 매매가가 1억6000여만원에 불과하는 등 수도권 전체적으로 전세가와 매매가 격차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집을 사려는 사람들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전언이다.
구리시 수택동 홈타운부동산 관계자는 “소형아파트들은 전셋값에 1500만∼3000만원만 보태면 살 수 있는 아파트가 적지 않지만 여전히 사려고 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 이영호 리서치팀장은 “수도권의 소형아파트는 투자가치가 크지 않은 게 대부분이어서 전셋값이 올라도 세입자들이 집을 사려 하지 않는다”며 “전셋값이 계속 오르고 매매가 살아나지 않는 이상 전셋값이 집값에 근접하는 현상은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자칫 집값이 단기간에 폭락할 경우 집값이 전셋값에도 못 미치는 아파트가 생기면서 집주인과 세입자 간 분쟁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