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 겉과 속] 민생 정치 외치면서 호텔·한식당서 ‘우아한 식사’
입력 2011-09-14 22:03
국회의원들은 여의도 국회의사당 주변 식당을 주로 찾았다. 선량들이 애용한 식당은 다양했다. 이들이 많이 이용한 여의도의 식당들을 소속 정당별 선호도에 따라 색깔을 입혀 보았다. 이를 보면 의원들의 입맛과 취향이 소속 정당에 따라 다르다는 걸 한눈에 알 수 있다. 색깔이 짙은 곳일수록 의원들이 자주 찾은 식당이 포진한 곳들이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중소 규모의 모임이 용이한 고급 음식점을 즐겨 찾은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토속음식이나 남도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을 이용했다.
의원식당과 본관·도서관 식당 등 국회 내부 식당을 제외하고 의원들이 가장 많이 찾은 곳은 국회의사당 인근의 렉싱턴호텔에 있는 식당으로 431차례였다. 렉싱턴호텔 식당을 가장 자주 애용한 의원은 한나라당 홍사덕(대구 서구) 의원이었다. 42회.
다음으로 많은 의원이 찾은 한식당 ‘대방골’은 남도 굴비를 주 메뉴로 하는 식당. 한나라당 의원(219회)이 많이 찾는 식당이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민주당 의원(134회)이 찾는 빈도가 높았다. ‘대방골’을 가장 자주 찾은 의원은 한나라당 김장수(비례) 의원으로 25회에 달했다.
그 다음 순위인 죽 전문점 ‘다화’와 일식당 ‘오미찌’는 주로 한나라당 의원들이 많이 찾았다. 한나라당 의원은 각각 265회, 262회나 찾은 반면 민주당 의원은 각각 38회와 40회에 그쳤다. 치아가 좋지 않아 식사로 죽을 자주 선택한 한나라당 송광호(충북 제천 단양) 의원이 77회나 ‘다화’를 찾았고, 같은 당 김정훈(부산 남갑) 의원은 15회 ‘오미찌’를 이용했다.
단가가 높은 일식당의 경우에는 야당보다 여당의 이용 횟수가 많았다. ‘동해도’의 경우 한나라당 의원은 127회 이용한 데 비해 민주당 의원의 이용 횟수는 21회에 그쳤다. ‘거해’는 한나라당 의원이 108회나 찾은 데 비해 민주당 의원은 28회 이용하는 데 머물렀다.
반면 남도 음식을 주로 취급하는 식당의 경우엔 민주당 의원들이 찾는 빈도가 높았다. 남도 한정식 전문점인 ‘가시리’의 경우 민주당 의원의 이용 횟수(64회)가 한나라당 의원(43회)보다 많았고, ‘남도제철음식점’ 역시 민주당 의원의 이용 빈도(22회)가 한나라당 의원(17회)보다 더 높았다. 한식집 ‘전주집’의 경우엔 한나라당(98회)과 민주당(74회) 외에 민주노동당(63회) 의원들이 많이 찾아 눈길을 끌었다. 특히 민노당 권영길(경남 창원을) 의원은 32회나 ‘전주집’을 찾았다.
탐사기획팀 indepth@kmib.co.kr
정승훈 차장 shjung@kmib.co.kr 김지방 차장 fattykim@kmib.co.kr 정동권 기자 danch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