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銀 인허가 로비 의혹 잠적한 고문변호사 체포나서

입력 2011-09-14 18:06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부산저축은행이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시행한 전남 순천 왕지동 아파트 사업과 관련, 인허가 로비에 가담한 의혹이 있는 판사 출신 서모(48) 변호사의 체포에 나섰다.

대검 관계자는 “검사 1명과 수사관들로 전담팀을 꾸려 서 변호사를 추적 중”이라고 14일 밝혔다. 서 변호사는 광주·전남 지역 법원에서 7년 정도 판사로 근무했으며, 2007년 30개월간 부산저축은행의 SPC인 N건설 고문을 맡았다. 그는 비슷한 시기 순천시 고문 변호사로도 활동했다.

검찰은 서 변호사가 N건설과 지역 유력인사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지난 6월 서 변호사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뒤 여러 차례 출석을 통보했지만, 서 변호사는 응하지 않고 잠적했다. 검찰은 서 변호사가 억대의 현금을 지니고, 사무실마저 폐쇄한 뒤 도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7월 서 변호사 가족들은 “연락이 두절됐다”며 실종신고를 했다가 며칠 뒤 철회하기도 했다.

한편 검찰은 부산저축은행의 로비스트 박태규(71)씨를 오는 16일 구속기소키로 했다. 다음 주부터 박씨의 로비 대상이 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융감독기관 인사들에 대한 소환도 시작될 전망이다. 검찰 관계자는 “박씨가 받아간 15억원의 구체적 사용처에 대해 입을 열도록 추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