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0m 최고 기록, 볼트 9초85 VS 블레이크 9초82… ‘번개’ 주춤 경쟁시대로

입력 2011-09-14 18:07

남자 육상 100m 종목이 같은 자메이카 출신인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25)와 ‘신예’ 요한 블레이크(22)의 2파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볼트는 14일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월드챌린지 남자 100m 결승에서 9초85에 결승선을 통과, 킴 콜린스(세인트키츠네비스·10초01)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볼트는 이로써 지난 7월 작성한 자신의 시즌 최고 기록(9초88)을 0.03초 단축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특히 이번 대회 우승으로 볼트는 지난달 대구 세계선수권대회 100m 결승에서 부정 출발로 실격한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털어냈다. 2009년 베를린 세계대회에서 9초58로 세계기록을 작성하며 단거리의 1인자로 떠오른 볼트는 아킬레스건 부상과 허리 통증으로 지난해 8월 이후 줄곧 하락세를 그렸다. 볼트는 “올 시즌을 늦게 시작한 것이 집중력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최근 부진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맞선 블레이크는 대구 대회 100m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한 이후 거침없는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달 28일 대구 대회에서 9초92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던 블레이크는 9일 열린 다이아몬드리그와 12일 열린 독일 베를린 월드챌린지에서도 우승하는 등 최근 3개 대회 연속 1위를 차지했다. 특히 베를린 월드챌린지에서는 개인 타이기록인 9초82를 찍었다. 다이아몬드리그에 이어 2회 연속으로 9초82의 좋은 기록을 작성한 블레이크는 세계기록 보유자인 볼트의 대항마로 입지를 굳혔다.

특히 블레이크의 올 시즌 기록은 볼트보다 뛰어나다. 블레이크는 “내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당장 볼트를 이기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면서도 “건강하게 시즌을 마치고 나면 내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자그레브 월드챌린지 110m 허들 종목에선 다이론 로블레스(25·쿠바)가 13초00 만에 결승선을 통과해 대구 세계대회 우승자 제이슨 리처드슨(미국·13초04)을 제치고 우승했다. 대구 대회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고도 경기 도중 류샹(29·중국)을 방해한 것으로 드러나 금메달을 박탈당한 로블레스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