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첫 여성 대통령 꿈… TV 토크쇼 진행자로 명성 카멜

입력 2011-09-14 17:57

여성 차별이 심한 이집트에서 여성 대통령이 탄생할 수 있을까.

미국 CNN방송은 13일(현지시간) 내년 초로 예상되는 이집트 대선을 앞두고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꿈꾸는 후보 한 명을 소개했다.

그의 이름은 보타냐 카멜(49). 카이로대를 졸업한 후 라디오와 TV 토크쇼 진행자로 활동하며 이름을 알렸다. 국영방송 앵커를 맡기도 했다. 지난 4월 무소속 대선 출마를 공식 발표한 후 ‘이집트는 나의 문제(agenda)’라는 구호로 전국을 돌며 유권자들을 만나느라 분주하다. 이 구호는 지난 2월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전 대통령이 퇴진하기까지 18일간 계속된 시위 현장의 경험에서 나왔다. 시위대의 민주화 요구를 외국의 문제라고 폄훼한 국영 언론을 비판한 것이다.

카멜에겐 여성 후보자라는 편견을 극복해야 하는 큰 장벽이 있다. 하지만 그는 “이집트 국민들은 대체로 여성에게 투표하지 않지만 그들은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에게 투표하는 실용적인 사람들”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선거자금도 조직도 부족한 카멜은 현장과의 접촉을 무기로 내세웠다. 그는 “이집트 국민들이 가장 잘 아는 후보자가 될 것을 약속한다”면서 “베두인(유목 원주민)과 상류층, 콥트 기독교인, 노동자 등 모든 계층의 요구를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대선에서 무함마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암르 무사 전 아랍연맹 사무총장 등 쟁쟁한 정치엘리트들과 경쟁해야 한다.

그의 목표는 이집트의 진정한 사회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그는 “이집트 혁명은 정치혁명에서 머물러선 안 된다”면서 “관용과 세대 간 대화를 통해 이집트에 새로운 가치를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