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나경원 외 대안없어 ‘빅매치 경선’ 가닥
입력 2011-09-14 15:58
한나라당이 ‘빅매치 경선’을 통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를 결정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김황식 국무총리 등 거물급 인사 영입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고 나경원 최고위원 외에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기류가 급선회하고 있는 셈이다.
홍준표 대표는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울시장 선거를 두고 많은 걱정을 하고 있는데 지도부에서도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우리가 준비하는 사항은 주중에 정리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당내외 인사 중 경쟁력 있는 후보 3∼4명을 압축해 놨으며, 이들 중에 1명을 추려내 당내 유력주자인 나 최고위원과 1대 1 맞대결을 붙이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당 밖 인사로는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이석연 전 법제처장,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등이 거론된다. 문제는 이들의 경선 수용 여부다. 현재 나 최고위원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후보군 중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핵심 당직자는 “일단 당외 인사 본인들과 직접 논의해 봐야 한다”며 “이들이 경선 과정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룰을 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과연 홍 대표 등이 당외 인사들을 설득해 낼지, 잡음 없이 경선룰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당장 이날 오후 열린 공천심사위원회에서는 경선을 할지, 전략 공천을 할지를 놓고 격론을 벌이다 아무 것도 결정하지 못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다소 수그러들긴 했지만 ‘나경원 비토론’도 쉽게 꺼지지 않고 있다. 당내에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 최고위원이 박원순 변호사에게 밀린다는 점,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과정에서 보여줬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 대한 강력 지원 입장, 친박근혜계와의 껄끄러운 관계 등을 이유로 나 최고위원에 대한 지지를 선뜻 결정하지 못하는 기류가 있다. 이와 관련, 친박계 유승민 최고위원은 “어떤 계파가 당내 예비후보를 견제하기 위해서 비토한다는 것은 정말 잘못 알려진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계가 나 최고위원 카드를 반대했다는 인식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