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출구전략 아직 논의할 시점 아니다”… 柳통일 후보자 인사청문회
입력 2011-09-14 21:44
류우익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여건이 마련되면 제2 개성공단 설치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류 후보자는 14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제2·제3 개성공단 가능성을 묻는 남경필 외통위원장의 질의에 이같이 답변했다.
청문회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이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일부 여야 의원들이 숙명여대 교수인 류 후보자 부인의 연봉 문제와 아들의 삼성 특혜 채용 등 도덕성 문제를 제기했으나 결정적 ‘한방’을 날리진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류 후보자는 한나라당 김호연 의원이 “천안함 폭침과 관련한 선결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상태에서 출구전략을 논의해야 한다는 일부 견해가 있다”고 지적하자,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가 선행돼야 하며 지금 시점에서는 출구전략을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남북정상회담은 남북관계를 풀어가는 데 유용한 수단”이라고 전제하고 “쌍방간 합의를 통해 여건이 허락된다면 추진 못할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류 후보자는 부인 문제에 대해서는 머리를 숙였으나 아들 문제에는 “떳떳하다”고 맞받아쳤다. 민주당 최재성 의원은 “후보자의 1년7개월간 주중대사 재임시절 부인은 60%를 중국에 머물렀다. 그런데도 1억8000여만원의 연봉을 그대로 받았다”고 질책했다. 류 후보자는 “교수직을 100% 수행하지 못한 것은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개인 이익을 위한 게 아니라 공직자 아내로서 공공서비스를 위해 그렇게 한 것이라고 양해해 달라”라고 비켜갔다.
류 후보자는 “아들은 미국 남가주대(USC)에서 박사과정 수료 후 친구 추천으로 삼성 계열사에 경력사원인 대리로 채용됐으며 아들 취업에 저나 어떤 사람도 영향을 끼친 적이 없다”며 “아들은 동기들보다 진급이 늦은 것으로 알고 있고, 금년 과장대우로 승진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류 후보자 아들은 경력이 전혀 없는데 경력 직원으로 선발됐다”고 거듭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류 후보자는 청문회 대처방법을 적어놓은 메모를 사용하다 한 언론 사진에 포착되기도 했다. 메모에는 “몸을 전체적으로 앞으로 숙이세요. 뒤로 젖히지 마세요. 손에 펜을 계속 들고 계세요. 적지 않더라도 쓰는 척 하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이흥우 선임기자 hw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