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선·서울시장 보선 여론조사] “안 원장, 지금처럼 교수로 남았으면” 60.5%

입력 2011-09-13 16:01


국민들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정치적 미래를 바라보는 시선은 복잡했다. 안 원장 인기가 향후 꺼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만만치 않고 새로운 비전을 담은 제3정당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높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안 원장이 지금처럼 교수로 남기를 선호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안 교수의 높은 지지도가 앞으로도 유지되거나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은 41.6%로 나타나 ‘지지도가 하락할 것’이라는 응답(39.1%)과 팽팽하게 맞섰다. 연령별로는 만 19~29세(55.3%)와 30대(50.5%), 직업별로는 화이트칼라(51.5%)와 학생(54.6%), 지역별로는 광주·전라(56.2%)와 경기·인천(44.3%) 등이 안 원장의 지지율 상승을 낙관했다.

기성 정치권을 강타한 ‘안철수 신드롬’을 그대로 반영한 듯 정치 개혁에 대한 욕구도 높았다.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6.8%는 ‘기존 정당 외에 새로운 가치와 비전을 지닌 제3의 정당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필요하지 않다는 대답은 42.9%였다. 20~30대 젊은층과 고학력 화이트칼라층에서 새로운 정당의 출현을 바라는 응답자들이 많았다. 안철수로 상징되는 새로운 인물, 새로운 정치세력에 대한 국민적 욕구가 강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증명해 주는 대목이다. 지역적으로는 광주·전남(57.5%), 서울(53.2%), 대구·경북(46.8%) 등에서 ‘제3의 정당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고, 반면 대전·충청(51.9%)은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아 대조를 보였다.

하지만 국민들은 안 원장이 본격적으로 정치에 뛰어드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이번 조사에서 안 원장이 ‘교수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은 60.5%를 기록해 ‘제3의 정당을 만들어 정치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26.1%)을 압도했다. ‘기존 정당에 들어가 개혁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12.2%에 불과했다. 안 원장이 정치권에서 깨끗함을 더럽히기보다는 교수나 사회활동을 통해 신뢰와 희망의 메시지를 계속 전해 주기를 바라는 기대가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안 원장이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와의 차기 대선 양자 가상대결에서 9.7% 포인트 뒤지는 것으로 나온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한편 정당 지지도는 한나라당 32.6%, 민주당 21.3%, 기타 정당 3.6%였고, 부동층은 42.5%로 나타났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