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더라도 당신과 함께 있고 싶어요” 재클린, 쿠바 위기때 케네디와 통화

입력 2011-09-13 22:00

“당신 없이 사느니 죽더라도 당신과 함께 있고 싶어요.”

재클린 케네디는 수화기 너머로 남편 존 F. 케네디 대통령에게 애원하다시피 말했다. 1962년 10월 소련이 쿠바에 핵미사일을 배치하려고 했고 세계는 제3차 대전으로 치닫는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당시 버지니아주에 있는 별장에 머물던 재클린은 케네디에게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당신과 아이들과 함께 있을 것”이라며 끝까지 동행할 것임을 강조했다.

이 같은 이야기 등을 담은 책 ‘재클린 케네디 : 존 F. 케네디의 삶에 대한 역사적 대화’가 14일 출간된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책은 1964년 초 재클린과 미국 역사학자 아더 M. 슐레진저의 7차례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구성된 것으로, 케네디 전 대통령의 대통령직 수행과 대통령 부부의 결혼 생활, 케네디 부부 주변 인물에 대한 평가 등이 담겨 있다.

재클린은 케네디 전 대통령이 독선적이지 않은 친절한 신사였으며 책과 사람, 가구를 좋아했다고 전했다. 또 자신 앞에서 때때로 울기도 하는 인간적인 면도 갖고 있었다고 재클린은 말했다.

인터뷰 내용의 출간을 앞두고 온갖 추측이 난무했지만, 재클린은 인터뷰에서 케네디 전 대통령의 어떤 단점도 얘기하지 않았다. 케네디의 혼외정사와 그를 괴롭혔던 에디슨병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성추문이 있었던 마틴 루터 킹 목사에 대해선 ‘위선자(phoney)’라는 평가를 했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재클린이 “마틴 루터 킹의 사진을 볼 때마다 끔찍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재클린은 또 킹 목사가 ‘나에겐 꿈이 있다(I have a dream)’는 문구로 유명한 세기의 명연설을 하기 전날 밤 여성들을 섹스파티에 초대하기 위해 저녁 내내 호텔방에서 전화를 걸어댔다는 미 연방수사국(FBI)의 도청 정보를 언급하기도 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