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시민군 비밀병기, 24세 여성 첩보원 노미디아

입력 2011-09-13 18:04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군이 리비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 군을 효과적으로 공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24세 여성 첩보원의 보이지 않는 활약이 있었다.

이 여성의 작전상 이름은 노미디아(Nomidia). 고대 북아프리카에 존재하던 왕국 ‘누미디아’에서 따온 이름이다.

노미디아는 지난 3월부터 카다피군이 무기를 보관한 장소, 부대가 숨은 건물 등을 나토 측에 알려줬다. 카타르 도하에 있는 ‘리비아 알아흐라르’ 방송을 통해 정보가 전달됐다.

현지의 생생한 정보는 나토에 큰 도움이 됐다. 나토는 카다피군이 민간시설을 군시설로 이용하고 있음을 알면서도 민간인 피해를 우려해 함부로 공습하지 못하던 상황이었다. 노미디아는 무기가 숨겨진 민간 구역을 직접 찾아 ‘폭격당해도 괜찮은 곳인지’를 확인했다. 주로 카다피에 더 이상 협조하지 않는 고위급 군 관료에게 정보를 얻었다.

기술자 출신인 그는 휴대전화를 7대, 심 카드를 12개 번갈아가며 사용했다. 그런데도 카다피 정보기관은 2개월 전쯤 성을 제외한 이름을 알아냈다. 노미디아와 그의 가족은 이곳저곳으로 몸을 숨겨야 했다.

그의 정보가 얼마나 정확한지는 최근 카다피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 체포 해프닝 때 확인됐다. 일부 시민군은 사이프 알이슬람을 붙잡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노미디아는 카다피 관저에 심어둔 정보원을 통해 그가 ‘안전함’을 알아냈다. 여성이라는 점이 첩보활동에 도움이 됐다. 노미디아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들(카다피군)은 주로 남성을 의심했다. 여성이 이런 일을 한다고는 생각도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