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시장 전진기지 브로츠와프… 폴란드 LG 클러스터, 철저한 현지화로 고속성장
입력 2011-09-13 18:01
지난 5일(현지시간) 폴란드 남서부 브로츠와프에 위치한 ‘폴란드 LG 클러스터’의 TV 조립 생산라인. 액정표시장치(LCD) TV의 마지막 품질 점검이 한창이었다. 최운식 TV 생산실장은 “TV 조립을 위해서는 모델별로 다른 스탠드를 이용해 일일이 세워야 하는데 이곳에서는 고무 롤러를 활용해 무스탠드 방식으로 작업 효율을 높이고 있다”면서 “폴란드 직원의 아이디어로 고안된 것”이라고 귀띔했다.
폴란드 LG 클러스터는 1.551㎢(47만평) 부지에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등 LG계열사는 물론 동서전자와 동양전자 등 협력사들이 함께 조성한 공장 단지다. 현재 TV는 물론 냉장고와 세탁기 등이 생산돼 유럽 전역으로 공급되고 있다.
전체 인력은 2만여명으로 100여명의 본사 파견자를 빼면 거의 대부분 폴란드 현지인들인 셈이다. 이 때문에 2007년 2월 공장이 본격 가동되기 시작한 이후 폴란드 직원들과의 마찰이 끊이지 않았다. 생산직 직원의 경우 오전 7시에 출근해 오후 3시까지 정확히 근무하는데 한국식 초과 근무 문화를 현지인들이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다. 현지 언론의 시각도 곱지 않았다. 해결책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었다. 2008년부터 LG전자 브로츠와프 법인장으로 부임한 성준면 상무는 “현지 직원들에게 책임을 주고 즐겁게 일하는 문화를 만들려고 노력했다”면서 “한때 노조원 760명에 달하던 노조가 없어질 정도로 직원들의 불만이 없어졌다”고 소개했다.
현지화 전략은 곧바로 성과로 이어졌다. 브로츠와프 공장은 전 세계 LG전자 해외 공장 중 생산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직원들은 품질 개선이나 원가 절감을 위한 아이디어를 자발적으로 내놓고 있다. 그 결과 클러스터가 완공되기 직전인 2006년 182만대였던 유럽 LCD TV 연간 판매량은 지난해 971만대로 증가해 30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유럽 시장의 TV 점유율도 2006년 10% 안팎에서 올해 상반기 19.2%로 끌어올리며 2배 가까운 성장을 기록했다.
폴란드 LG 클러스터는 또 한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LG전자의 LCD TV 완제품 조립 라인에 LG디스플레이와 협력사의 핵심 부품 생산라인을 추가하는 통합 생산라인을 구축 중이다. 올해 말 완공되면 공정시간 단축은 물론 물류비 절감과 공동 디자인이 가능하다. 최근 세탁기 생산라인도 완공돼 월간 최대 6만대까지 생산이 가능하다. 성 법인장은 “브로츠와프 LG 클러스터를 유럽 공략의 전진기지로 삼아 유럽의 TV와 백색가전 시장에서 LG가 1위에 오르는 시간을 앞당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브로츠와프=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