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줄이고 예금금리 내리는 은행들
입력 2011-09-13 21:10
가계대출 증가세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시중은행들이 기존 대출 회수에 적극 나서고 있다. 게다가 대출 억제를 위해 대출금리는 올리면서 예금금리는 속속 내리는 바람에 은행이 가계 부담을 도외시하고 제 잇속만 챙기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13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일부 은행들이 만기를 맞은 대출금에 대해 ‘예대상계’ 등 방법으로 상환을 종용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일반 개인고객들을 대상으로 예대상계를 검토하고 있다. 예대상계란 대출금을 기존에 가진 예·적금과 서로 상쇄하는 방식으로 회수하는 것이다. 하나은행은 대출자의 신용등급이 낮아지는 등 특정 요건에 해당하는 대출에 대해 원금 일부 상환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일부 개인고객들을 대상으로 특별 예대상계 제도를 실시한 바 있다.
이처럼 은행들이 대출 회수에 적극 나선 것은 신규대출 제한만으로는 가계대출 증가를 억제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 상환 요구를 받는 가계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런 와중에 은행들은 최근 대출금리를 올린 데 반해 예금금리는 일제히 내리고 있다. 우리은행은 7월 말 연 4%였던 ‘키위정기예금’ 금리를 최근 3.7%로 내렸고 신한은행은 ‘월복리 정기예금’ 금리를 4.25%에서 4.0%로 떨어뜨렸다. 외환은행도 6개월 만기 ‘YES 큰 기쁨 정기예금’ 금리도 연 3.75%까지 내리는 등 은행권에서는 5%대 예금을 찾기 어려워졌다. 이로 인해 올해 들어 3% 포인트대로 벌어진 예대금리차(대출금리와 예금금리 간 차이)는 더 커질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억제대책을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키는 쪽으로만 내놓기 때문인지 올해 은행들은 사상 최대 수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