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安신드롬’ 주역 20·30세대, 선거판 ‘핵심 변수’ 부상
입력 2011-09-13 16:03
SNS세대 집중분석
그동안 ‘정치 무관심층’으로 분류됐던 20·30대에 정치권이 주목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대거 투표에 참여, 선거 전 여론조사 결과를 뒤엎는가 하면 최근에는 ‘안철수 신드롬’을 만든 주역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내년 총선·대선에서도 ‘20·30세대’의 움직임은 선거 결과를 좌우할 변수로 꼽히고 있다.
◇20·30세대는 ‘안철수 코드’=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게 50%를 넘나드는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는 20·30세대는 이른바 ‘386세대’와는 다른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가 지난해 지방선거 직후인 6월 12∼13일 전국 20∼30대 1000명에게 전화면접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45.5%가 진보라고 응답했다. 중도는 36.9%인 반면 보수라는 대답은 17.6%에 그쳤다. 하지만 북한을 경계대상(39.9%) 또는 적대대상(13.5%)이라고 한 비율은 절반을 넘은 반면 북한을 협력대상 또는 지원대상이라는 답변은 각각 36.7%와 9.8%에 그쳤다. 경희대 김민전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기존 진보 진영이 북한에 대해 지나치게 민족적인 차원에서 (우호적으로) 접근한 반면 안 원장은 더 유연하게 접근하고 있고 이 같은 성향이 젊은 세대와 맞아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기존 정치질서나 보수 여당인 한나라당에 대한 반감 때문에 자신의 이념 정체성을 진보라고 답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명지대 신율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0·30세대를 이념적으로 바라보기는 힘들다”며 “특히 안 원장이 진보이기 때문에 좋아하는 게 아니고 현 정권 응징을 얘기하고, 대기업을 비판하기 때문에 공감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82.3%는 주 1회 이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거의 매일 이용한다는 응답도 37.6%에 달했다. 리서치앤리서치 배종찬 본부장은 “미디어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대중성을 가지고 있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메시지를 전달해 온 안 원장의 소통방식과 20·30세대의 소통방식은 매우 닮아 있다”고 말했다.
◇정치적 파괴력은?=한국사회여론연구소 윤희웅 조사분석실장은 “20대는 등록금·취업문제, 30대는 보육·결혼 문제에 대해 굉장히 버거워하고 있다”며 “이들이 자신들의 문제가 사회 구조적인 것에서 기인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어 과거와 달리 투표에 적극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디오피니언 백왕순 부소장은 “정권 교체로 이어졌던 2009년 일본 총선 당시 젊은층이 펼쳤던 ‘아이보트 운동(I vote·20대들의 자발적인 투표 장려운동)’ 같은 현상도 예상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따라서 세대대결 양상이 커질 경우 이들 세대의 투표율은 상당한 파괴력을 지닐 것으로 예상됐다. 리서치뷰 안일원 대표는 “총선 때 수도권의 경우 1000표, 2000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될 수 있는 접전 지역이 많은데 20·30세대의 투표율이 1%만 높아져도 결과가 바뀌는 곳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장 10·26 재·보궐선거에서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신 교수는 “안 원장이 직접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 ‘안철수’에 대한 관심이 투표로 연결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장희 엄기영 유성열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