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카드등 통째 해킹 400여만원 빼가

입력 2011-09-13 17:34

서울 서부경찰서는 13일 컴퓨터를 해킹해 개인정보를 빼간 뒤 공인인증서까지 발급받아 은행계좌에 있던 돈을 찾아갔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 2일 회사원 이모(39)씨는 누군가 자신의 범용 공인인증서를 몰래 발급받은 뒤 이씨가 가입한 보험회사에서 약관 대출 340만원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 돈은 이씨의 또 다른 금융계좌로 옮겨진 뒤 이 계좌 잔액 87만원과 함께 곧바로 남의 명의 계좌로 옮겨졌다.

이씨는 경찰에서 “은행에 확인해 보니 이들 계좌 외에 다른 은행통장 역시 비밀번호 오류로 사용이 정지되거나 불법 IP를 통해 접속한 흔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범인이 이씨의 컴퓨터를 해킹해 각종 개인정보와 계좌번호, 보안카드 일련번호 등을 모조리 빼간 것으로 보고 은행에서 입출금 거래기록을 건네받아 수사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경찰은 이씨가 허위진술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계좌번호나 보안카드 일련번호 등을 따로 컴퓨터에 저장해 두는 경우가 일반적이지 않고, 범인이 이씨 계좌의 비밀번호를 알게 된 경위도 명확히 설명이 안 되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보안카드까지 한꺼번에 유출돼 범행에 이용된 경우는 처음”이라며 “피해자 진술의 진위 여부를 포함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