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5년내 부도 가능성 98%”

입력 2011-09-14 00:40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임박설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미국이 이례적으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회의에 참석하기로 한 가운데 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한 결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리스 5년 내 부도 가능성 98%=블룸버그통신은 13일(현지시간) 헤지펀드인 TF 마켓 어드바이저의 창업자 피터 트치르의 말을 인용해 그리스가 5년 내 부도에 빠질 가능성이 98%라고 보도했다. 이 수치는 특정 국가가 채무상환을 이행하지 않을 때 채권자들이 채권 액면금액의 40%만 보전 받는다는 가정을 전제로 삼아 만든 표준 가격모델을 적용해 분석한 것이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부도설에 휩싸인 그리스에 대한 공동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프랑스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리는 두 정상이 전날 전화통화를 했으며 그리스와 유로존에 대한 신뢰의 위기를 누그러뜨리는 데 필요한 것들을 하는 데 단호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리스 국채금리 사상 최고=그리스 부도가 임박했다는 추측은 그리스 국채금리를 사상 최고로 끌어올렸다. 13일 오후 그리스 2년물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0.78% 포인트 오른 70.33%를 기록했다. 이 금리는 장중 한때 사상 최고인 76%까지 치솟았다. 또 10년물 국채금리도 장중 한때 사상 최고인 25.01%까지 급등한 이후 소폭 내려 24.21%를 나타냈다.

신용부도스와프(CDS) 시장에서 그리스 5년물 국채의 디폴트에 대비한 비용은 5년 내 그리스 디폴트 가능성을 98%로 예상한 수준이라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필립포스 사시니디스 그리스 재무차관은 12일 “정부가 얼마나 더 연금과 급여를 지급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10월이 마지노선”이라고 답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필립 뢰슬러 독일 부총리 겸 경제부 장관이 12일 독일 일간 디벨트에 기고한 칼럼에서 “필요한 경우 그리스의 디폴트를 허용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이날 유럽 증시는 폭락했다.

◇美, 유로존 회의 참석=이런 상황에서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이 오는 16일 열리는 유로존 재무장관 회담에 미국 경제수장으로는 처음 참석하기로 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미 재무부는 세계경제 회복과 금융 규제에 관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참석 목적이라고 밝혔으나 유로존 위기가 역내 강대국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는 데 미국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세계경기가 둔화되고 있으나 침체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장을 안정시키고 나섰다. 그는 “각 중앙은행이 필요할 경우 언제든 단기 자금을 공급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ECB는 자금을 고정금리로 무제한 공급할 능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캐나다 짐 플래허티 재무장관은 “신뢰가 결여됐다는 점에서 현재 유로존 위기는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와 비슷하다”면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치적 의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