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추정 9명 탄 어선 日근해서 발견… “한국行 희망”

입력 2011-09-14 00:34

탈북자로 추정되는 9명이 탄 어선이 13일 일본 이시카와(石川)현 노도(能登)반도 앞바다 나나쓰섬 인근에서 발견돼 일본 해상보안청(해양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이들은 한국행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해상보안청 제9관구 해상보안본부는 오전 7시30분쯤 이들이 탄 배가 표류 중이라는 신고를 접수한 뒤 오전 9시30분쯤 어선을 발견해 인근 가나자와항 부근으로 데려갔다. 어선에 있던 9명은 일본 2000t급 대형 순시선 PL-51호에 옮겨 탄 후 이곳에서 탈북 경위 등에 대해 조사를 받았다. 탈북자가 탄 어선이 일본 바다에 표류하기는 2007년 6월 이후 4년 만이다.

배 안에는 남성 3명과 여성 3명, 초등학생 정도의 어린이 3명이 타고 있었다. 이들 중 책임자라고 밝힌 남성은 “우리는 북한에서 왔고, 9명은 가족과 친척이다. 한국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후지TV는 이들이 지난 8일 북한 청진을 떠났다고 전했다.

교도통신은 책임자라고 밝힌 남성이 자신을 조선인민군 부대 소속이라고 설명했다는 정보도 있다고 전했다. 배는 길이 약 8븖의 목조 어선으로 선체 오른쪽에 ‘ㅈ-동-’으로 시작되는 글자와 숫자가 적혀 있었다. ‘ㅈ’은 인민군 소속 배를 뜻한다. 배 안에는 쌀과 김치가 쌓여 있었고, GPS(위성항법시스템)나 구명조끼는 없었다.

후지무라 오사무(藤村修)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들이 어디로 가길 원하는지) 아직 아무런 정보가 없다”면서 “과거의 예를 참고해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일본은 2007년 소형 선박으로 북한을 탈출한 탈북자 가족 4명이 아오모리(靑森)현에 도착한 뒤 한국행을 희망하자 이들을 한국 정부에 인도한 바 있다.

한국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탈북자임이 확실하고 한국행 의사가 분명할 경우 탈북자 처리에 관한 일반적인 원칙에 따라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준엽 백민정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