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교회 섬기고 싶어…” 소강석 목사, 남원 목회자 33명 성지순례 지원
입력 2011-09-13 17:20
용인 새에덴교회 소강석(사진) 담임목사가 최근 교단을 뛰어넘어 남원지역 목회자들에게 성지순례 기회를 제공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소 목사는 그동안 어려운 목회 현실 때문에 이스라엘 등 성지순례를 다녀오지 못한 남원지역 목회자 33명에게 8박10일간(8월 22∼31일) 성지순례 등 각종 편의를 제공했다. 새에덴교회 이종민 교무목사는 13일 “지역 미자립교회나 농촌 목회자 등이 성지순례를 다녀올 시간적·금전적 여유가 거의 없다는 점을 착안해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집트-요르단-이스라엘의 여정으로 진행된 성지순례는 김범준(48·남원 동북교회) 목사가 소 목사에게 제안했던 게 계기가 됐다. 김 목사는 “소강석 목사님을 지난해 남원지역 기독교연합회에서 만났는데 지역교회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없겠는지 물으셨다”며 “성지순례는 성경의 역사를 보고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데 그간 지역교회가 여력이 없어 아쉬움이 있었던 차에 성지순례 계획을 제안했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하지만 성지순례가 실제로 성사될 것이라곤 기대하지 않았다고 한다. 좋은 일이지만 비용도 많이 들고 교회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또 남원지역 100여개 교회 가운데 어느 교단과 목회자를 선정해야 할지도 고민이었다. 그러던 차에 지난 4월 김 목사는 소 목사로부터 지역교회 목회자 33명을 교단에 관계없이 선정해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김 목사는 “초반엔 긴가민가했지만 고향 교회를 섬기고 싶다는 소 목사의 결단으로 일이 추진됐다”면서 “남원지역 미자립교회나 기독연합회를 섬기는 목회자, 성지순례를 다녀오지 못한 목회자를 대상으로 교단에 추천을 부탁해 성지순례 인원을 꾸렸다”고 설명했다.
성지순례에 참석한 남원지역 예장 합동과 통합, 기하성, 기장 교단 목회자들은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김 목사는 매번 설교했던 말씀의 배경을 실제로 보니 감격이 남달랐다고 했다. 또 타 교단의 목회자들과 교제할 수 있어 유익했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고 했다. 그는 “65세가 넘었지만 처음 해외에 나가신 목사님도 있었고 회갑에 맞춰 성지순례를 간 목사님도 있었는데 이번 성지순례가 ‘최고의 선물’이라며 고마워했다”며 지역 목회자들의 소감을 대신 전했다.
순례에 동행한 이종민 목사는 “평소 담임목사님께서 ‘어떻게 하면 고향 교회에 보답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어렵게 사역하고 있는 목회자들을 돕기로 한 것으로 안다”면서 “이번 순례가 남원지역 목사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