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투자, 중소형주로 눈 돌려라

입력 2011-09-13 17:12


표준편차·샤프지수로 좋은 펀드 고르는 법

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하며 널뛰기하는 요즘, 직접 투자가 부담스러워진 투자자들은 서서히 간접 투자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과연 어떤 펀드가 투자자들에게 좋은 펀드일까? 전문가들은 단순히 수익률이 높은 펀드가 아닌, 장기적으로 ‘위험대비 수익률’이 높은 펀드를 좋은 펀드로 꼽고 있다.

펀드의 위험도를 알아보는 대표적인 지표로는 ‘표준편차’와 ‘샤프지수’가 있다. 두 지수를 눈여겨 보면 안정적이면서도 수익률이 높은 펀드를 발견할 수 있다. 표준편차가 클수록 시장 변동 위험에 취약한 펀드로, 샤프지수가 높을수록 위험 대비 초과수익을 많이 내는 펀드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FnSpectrum)가 9일 국내 주식형 펀드들의 표준편차와 샤프지수를 조사한 결과 대체로 대형주보다 중소형주에 많이 투자한 펀드들이 위험도가 낮으면서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률 꾸준한 펀드, 표준편차 낮았다=표준편차는 펀드가 갖는 수익률의 변동성에 대한 통계적 측정치다. 쉽게 말해 표준편차는 한 주마다의 수익률이 투자기간 전체의 수익률과 비교해 얼마나 큰 변동 폭을 보였는지 알려주는 수치다. 표준편차 값이 낮으면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꾸준한 수익률을 보였다는 의미고, 표준편차 값이 높으면 수익률이 전체 시장 평균에 비해 크게 요동친 셈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형주 펀드는 중소형주 펀드보다 표준편차가 높았다. 지난 7일 기준 최근 1년간 대형주 펀드 수익률의 표준편차는 19.21%였고 중소형주 펀드는 이보다 소폭 낮은 18.70%를 기록했다. 표준편차의 차이는 채 1% 포인트도 되지 않았지만 수익률의 차이는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이 기간 동안 유형별로 설정액 기준 상위 10개씩의 평균 수익률을 비교해 보면 대형주 펀드는 3.37%, 중소형주 펀드는 18.84%를 기록했다.

◇변동 장세에 강한 펀드, 샤프지수 높았다=샤프지수는 펀드 수익률을 표준편차로 나눈 값으로, 투자자가 투자 위험을 추가적으로 부담할 때마다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의 정도를 나타낸다. 이 값이 큰 펀드일수록 같은 위험 수준에서 보상받는 수익이 더 많은 펀드임을 의미한다. 샤프지수를 비교해 보면 대형주 펀드와 중소형주 펀드의 차이는 더욱 뚜렷해진다.

7일 기준으로 최근 1년간 대형주 펀드들의 평균 수정샤프지수(샤프지수를 보완한 것)는 0.07을 기록했다. 반면 중소형주 펀드들의 수정샤프지수는 1.02로 나타났다. 같은 위험상황 속에서라면 중소형주 펀드가 대형주 펀드보다 15배 가까운 추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설정액 기준으로 양쪽 유형의 상위 10개 펀드들을 비교하면 최근 1년간 대형주 펀드의 수정샤프지수는 0.22, 중소형주 펀드는 5배 가량인 1.00으로 집계됐다.

◇“올 하반기에는 중소형주 펀드를”=최근 1개월간 대형주 펀드 10개의 평균 수익률이 -8.40%를 기록하는 동안 중소형주 펀드 10개는 -6.70%를 기록했다. 표준편차가 낮고 샤프지수가 높은 경향을 보인 중소형주 펀드들은 급락장 속에서 ‘수익률 방어력’이 높았다는 의미다. 반면 중소형주 펀드에 비해 표준편차가 높고 샤프지수가 낮은 대형주 펀드들은 수익률 낙폭이 비교적 커 급락장에 취약함을 드러냈다.

위험지표들을 분석한 결과를 종합하면 최근과 같은 ‘널뛰기 증시’에서는 중소형주 펀드가 대형주 펀드보다 투자에 적합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한국투자신탁운용 추연식 펀드매니저는 “가격 매력도 높은 중소형주 펀드는 증시 변동성이 클 것으로 전망되는 올 하반기에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추 펀드매니저는 “다만 시가상위종목 비중이 적다는 단점, 펀드별로 보유종목 차이가 크다는 단점을 잘 고려해야 좋은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