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금의 화려한 부활… 월 복리·高금리로 인기 몰이

입력 2011-09-13 17:11

미국·유럽 등 선진국의 재정위기로 증시는 앞날을 예측하기 어렵다. 저축은행은 이달에 대규모 구조조정이 예정돼 불안하다. 덕분에 은행 적금이 ‘반짝’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은행 적금은 지난해 대비 20%이상 증가하는 등 상종가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구조조정 윤곽이 드러나기 전까지 단기적으로 은행에 예금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은행들도 다양한 적금상품을 내놓고 고객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 신한 하나 기업은행의 정기적금 잔액은 지난 7월말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 4개 은행 적금 합계는 지난해 7월 10조 4117억원에서 올해 7월 12조5951억원으로 2조1834억원이나 늘었다.

적금 잔액이 5조2000억원으로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국민은행만 다소 실적이 줄어들었을 뿐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비교적 개인 고객 유치를 소홀히 했던 은행들이 최근 공격적으로 영업전을 펼치고 있어 다소 고객이 줄었다”면서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있으며 조만간 다시 제 자리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이 지난해 3월 내놓은 ‘신한 월 복리 적금’은 지난달 말 현재 87만여 계좌에 1조7000억원이 몰렸다. 은행권 최초로 적금 이자가 복리로 붙는다는 것이 인기 몰이의 비결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7월 연 최고 7% 금리를 제공하는 ‘매직7 적금’을 내놓았다. 이 상품은 출시 한 달 만에 18만6000계좌에 1조7813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기업은행은 만기가 되면 1년 단위로 자동으로 재가입되고, 재예치 횟수 등에 따라 최고 0.7% 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주는 ‘참! 좋은 기업부금’을 판매하고 있다. 다음달 말까지 최초 납입금으로 50만원 이상을 넣는 고객에게는 첫 1년간 금리를 0.4% 포인트 더 얹어준다.

국민은행은 지난 1월 ‘첫 재테크 적금’을 출시하고 젊은 직장인을 대상으로 공격적 영업을 펼치고 있다. 월 복리 적금인 이 상품은 소액예금에 월 복리를 적용, 최고 연 5.2%의 높은 이자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에는 카드 포인트를 적금 이자로 지급하는 적금과 카드의 복합상품도 출시되고 있다.

신한은행에서 판매하고 있는 ‘생활의 지혜 적금’은 신한카드를 사용하면 대중교통비, 대형마트 사용액 등의 최대 5%가 적금으로 쌓인다. 하나은행의 ‘하나 씨크릿 적금’도 적립된 카드 포인트를 다음달 적금통장으로 자동 이체해준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