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유기물 불구 하·폐수오니 등은 직접 악영향”

입력 2011-09-13 17:02


육상폐기물의 해양투기가 우리나라 바다 생태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전문가 대다수는 바다에 버리는 폐기물이 비록 거의 다 유기물이라고 하더라도 해양 생태계에는 나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일부 학자는 산업폐수는 직접 악영향을 미치지만, 하수처리 오니와 음식물 폐수, 가축분뇨는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국해양연구원이 지난해 실시한 폐기물 배출해역 건강상태 진단결과에 따르면 현재 배출해역의 경우 비배출해역에 비해 유해물질 농도가 1.1∼1.3배 높았다. 배출해역의 생물군집 변화는 5등급 가운데 정상 다음단계로서 약간 오염됐다고 평가됐다. 생물군집 변화는 생물종다양성의 변화에 대한 평가를 말한다. 배출해역의 생물 수정률은 비배출해역과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2006년 하반기부터 해양배출 휴식년제 대상인 구역의 경우 2010년의 유해물질 농도는 2006년에 비해 16∼75% 감소했다. 생물군집 변화는 5등급 중 4등급인 ‘심한 오염’에서 3등급과 2등급인 ‘중간 오염’과 ‘약간 오염’으로 회복됐다. 한국해양연구원 관계자는 “배출해역의 오염이 심화됐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배출해역을 폐쇄하거나 이동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해양배출협회는 2009년 한국생태학회의 자료를 인용해 우리나라의 해양배출 물질이 어업생산량을 오히려 늘린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금속이 기준치 이하인 미생물로 처리된 유기성 오니, 축산폐수, 음식물 폐수 등은 빈영양화 상태의 해양에 영양분을 공급해 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부경대 생태공학과 이석모 교수는 “동해 지정해역의 경우 고온, 고염, 빈영양의 대마난류가 유입되기 때문에 배출되는 유기물과 영양염은 해역의 생산력을 증진시켜 어획량을 늘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양배출협회 관계자는 “국립수산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6년간 연안오염은 오히려 증가했다”면서 “이는 해양투기 저감정책으로 육상에서 폐기물이 마구 매립되고 방류수 수질기준을 수십배 초과하는 하수처리 오니와 폐수가 불완전하게 처리됐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주장에는 반론이 훨씬 많다. 국토해양부 박광열 해양환경정책관은 “서해 투기해역에서 잡힌 해산물에 돼지분뇨와 털이 휘감겨 나오기도 한다”면서 “일부 해역에 영양분을 공급한다고 해서 그것이 전체 바다에 미치는 해악과는 비교할 수준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안 오염의 악화도 해양투기 감소에서 일부라도 비롯됐다는 증거는 없다”고 반박했다.

환경부 이경용 생활하수과장은 “생활오수, 축산폐수에 중금속 등 유해물질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면서 “하수처리 오니는 성상이 고체에 가까워 일부가 버려진 해저에 고착화되면서 해양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임항 환경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