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규칙 못 지키면 게임서 빠져야”… G7재무 재정위기 타개책 못찾아
입력 2011-09-10 01:36
유럽의 회생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리스는 부채 문제로 국가부도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유로존 퇴출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미국까지 합세한 글로벌 경기 악화를 막기 위해 9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들이 머리를 맞댔지만 원론적인 차원의 논의에 그쳤다.
◇‘악화일로’ 유로존=부채위기에 직면한 그리스 상황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그리스 국채의 부도 위험성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30%를 돌파해 사상 최고치를 나타내면서 국가부도 확률이 91%를 기록했다고 8일 보도했다. 게다가 6차분 구제금융 지원을 앞두고 유럽연합(EU)·유럽중앙은행(ECB)·국제통화기금(IMF) 등이 실사를 중단했다.
유로존 퇴출을 둘러싸고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얀 키스 데 야거 네덜란드 재무장관은 이날 “규칙을 지키지 못하면 게임에서 빠져야 한다”고 그리스를 압박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도 전날 회의에서 그리스 2차 지원에 독일이 합의해준 것은 시기상조였다고 말했다.
은행 간 단기대출 시장에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날 보도했다. 각국의 부채 문제가 더 심각해지면서 채권 회수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예상이 시장에 퍼졌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유럽 은행들의 단기 자금 사정을 나타내는 지표인 3개월물 유리보(Euribor·유로존 은행 간 금리)와 OIS(초단기 대출금리) 금리 차(스프레드)가 지난 6일 0.78% 포인트(78bp)까지 치솟았다. 이는 은행 간 자금 조달 비용이 커졌음을 의미한다.
◇G7 경제수장들 만났지만···=세계경제 둔화 및 유럽 재정위기 등에 대한 해결책을 논의하기 위해 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장 회의가 9일 이틀간 일정으로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열렸다. 이번 회의는 글로벌 경제 상황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국제적인 정책 공조가 절실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였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이날 회의 전 영국의 경기 악화를 전망하면서 “세계경제가 위험한 새 국면에 들어섰다”고 경고했다. 짐 플래허티 캐나다 재무장관은 “유로존이 재정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도록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증액하는 등 최후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뜻을 같이했다.
하지만 공동성명을 발표하지 않는 등 구체적인 방안 도출엔 도달하지 못했다. 각국의 경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긴축재정 완화와 추가 금융 완화 같은 획일적인 대응이 어렵다는 게 이유였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