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추석 교통안전수칙 세 가지
입력 2011-09-09 17:27
때늦은 더위가 한풀 꺾이고 평년 기온을 되찾았다. 그러자 한가위가 성큼 다가왔다. 곧 가을정취가 듬뿍 묻어나고, 들판에는 황금물결이 넘실거려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결실의 계절이다.
9월은 백로와 추분이 있어 사람이 활동하기 좋은 날씨를 가진 가을이다. 그 때문인지 가족단위 나들이객과 각급 학교의 수학여행, 각종 모임의 단체여행이 많아지고 농촌 수확기에 따른 경운기 등 농기계 통행량 증가 등으로 고속도로, 국도, 지방도 가릴 것 없이 붐비게 된다. 특히 민족의 명절인 한가위를 맞아 귀성, 귀경 인파가 일시적으로 집중되는 시기가 되면 도로는 그야말로 전쟁터가 된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이번 추석 연휴기간 중 2930만명이 이동하며, 추석 당일 고속도로 이용객은 1446만명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한다. 구체적으로 귀성 때는 추석 하루 전인 11일 오전이 가장 붐비고, 귀경 때는 추석 당일인 12일 오후가 가장 혼잡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당연히 교통사고 사상자도 늘어난다. 교통안전공단에서 지난 4년간 명절 연휴에 발생한 교통사고를 분석해 봤더니 발생 건수는 평상시보다 낮았지만 건당 사상자 수는 평상시보다 25%나 높았다고 한다. 이유는 너무나 간단하다. 명절에는 온 가족이 함께 이동하기 때문에 사고가 나도 가족 단위가 많았던 탓이다.
추석연휴의 음주사고도 평소보다 사상자가 7% 정도 많았다.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과의 술자리 후, 또는 성묘나 차례 후 ‘음복’을 하고 운전대를 잡았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명절기간에는 법규 위반도 중앙선 침범 사고가 많았다. 정체되는 지역을 피하려고 잘 모르는 지역을 운행하다 보니 중앙선을 구분하지 못한 경우로 보인다.
추석 명절을 계기로 교통안전수칙 세 가지를 제안해 본다. 먼저 운전대를 잡기 전 차량을 점검하고 도로상황 등 교통정보를 파악하며, 특히 뒷좌석을 포함한 모든 탑승자가 안전띠를 맸는지 확인한다. 사랑하는 가족을 태웠다면 반드시 지켜야 할 필수 원칙이다.
두 번째로, 음주를 했다면 그 양에 관계없이 절대로 운전을 하지 않는다. 추석에는 술을 마실 일이 평소보다 많기 때문에 아예 처음부터 운전 담당을 정하고 술자리를 시작할 것을 권한다.
마지막으로, 장시간 운전과 막히는 도로 등으로 피로가 쌓이기 쉬운 만큼 졸음운전에 주의해야 한다. 하품을 세 번 하면 무조건 차를 세우고 휴식을 취하는 ‘하·하·하’ 원칙을 기억하기 바란다.
정일영(교통안전공단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