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후 부동산 시장은… 전세난 깊어만 가고
입력 2011-09-09 21:17
추석 연휴가 끝나면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 대란(大亂)이 예상된다.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전셋값은 추석 이후 더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그러나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바뀔지를 놓고는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9일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추석 이후 전셋값 상승이 계속되면서 올 가을 이사철엔 최악의 전세대란이 일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이런 상황에서 전세난 완화나 매매 전환을 위해 쓸 수 있는 카드는 거의 소진된 상태여서 상황은 훨씬 심각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현재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부동산 대책으로는 분양가 상한제 폐지나 리모델링 활성화 법안, 주택대출 기준 완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폐지 등이 있으나 대부분 뜨거운 정치쟁점이어서 시행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분양가상한제 폐지는 국토부에서 적극적인 도입 의지를 갖고 있으나, 여야 정치권에선 찬반논란이 뜨겁다. 게다가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된다고 해도 이미 얼어붙은 매매 수요를 되살리기엔 역부족이란 회의론도 적지 않다.
리모델링 활성화 법안은 권도엽 국토부장관이 수직증축 허용에 반대하는 입장인데다 이를 통한 공급확대까지는 적잖은 시일이 걸리기 때문에 당장 전세난을 완화시킬 수 있는 카드는 아니다.
정부가 가계부채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대출규제 강화에 나서고 있고, 물가불안에 따른 금리인상 압박도 커져 주택 매매 여건은 갈수록 열악하다.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일부 소형아파트나 아파트 외의 주택에 대한 수요가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반적인 매매시장은 침체국면이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따라서 올 가을 이사철에는 매매 수요는 여전히 살아나지 않은 채 전셋값이 높은 지역에서 낮은 지역으로 세입자들의 연쇄이동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의 이영호 리서치팀장은 “추석 이후엔 본격적인 이사철이 시작되기 때문에 전셋값은 다시 한번 가파르게 오를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을 사려는 심리는 살아나지 않고 있어 세입자들의 대이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동산 114 김규정 본부장도 “전세난으로 강남권 등 주요지역에서 원하는 가격대의 전세물건을 찾지 못한 수요자들이 이미 외곽으로 이동하고 있고, 이런 움직임은 추석 이후 본격적인 이사철이 되면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