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가즈프롬 관계자 방한… 남북러 ‘가스관 사업’ 활기

입력 2011-09-09 16:58

이명박 대통령이 8일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남·북·러 가스관 사업이 생각보다 빨리 진행될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조만간 남·북·러 간에 실무회담이 열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가스관 사업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즈프롬 관계자들의 방한도 이르면 다음 주에 이뤄질 것으로 알려져 한·러 양국 논의는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의 태도는 신중하다. 가스관 사업은 북한도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한·러 간에 합의가 된다고 해서 당장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당사자인 남·북·러 3자가 만나 논의해봐야 가닥을 잡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지난달 30일 “11월쯤 실무협상이 열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었다.

통일부 관계자는 9일 “가스관 사업은 사업 성격상 남북합의가 필수적”이라면서 “현재로선 북한이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대화 테이블에 나올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사업의 열쇠는 북한이 쥐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현대건설 사장 시절부터 가스관 사업에 관심을 가졌었다. 그는 1989년 구소련 측과 가스관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며, 지금까지 계약서를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당시 체결했던 계약서와 가스관 예상 루트를 담은 지도 등을 청와대 참모진에게 보여주며 가스관 사업에 참고토록 했다는 후문이다. 당시 계약 금액은 40억 달러(약 4조3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계약서는 앞으로 진행될 한·러 협상 과정에서 중요한 기본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한편 북한은 이날 정권 수립 63주년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노농적위대 열병식을 했다. 오전 9시40분부터 1시간 동안 진행된 열병식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열병식에 앞서 김 위원장 부자는 새벽 김일성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을 참배했다.

이흥우 선임기자 hwlee@k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