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결국 출마로 가닥?… “추석연휴 이후 입장발표” 민주, 9월 25일 경선 실시
입력 2011-09-09 15:24
민주당 상임고문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 전 총리는 9일 오전 국회에서 정세균 최고위원 등 중진의원 10여명과 조찬회동을 한 자리에서 “추석 연휴기간 심사숙고해서 최종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고 동석한 박병석 의원이 밝혔다.
한 전 총리는 또 “정치적으로 새로운 국면이 닥치고 있어 당원으로서 당 걱정을 많이 했다”며 “많은 여론을 수렴해 가닥을 잡아가는 막바지 단계다. 중진의원들의 말을 귀담아 들어야겠다”고 말해 사실상 출마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한 전 총리 측 관계자는 “모임을 마치고 아주 무거운 마음으로 돌아가셨다”면서 “당내에서 많은 요청을 하는데 그냥 손을 떼기도 어려워 고민이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오는 14∼15일 서울시장 후보 등록을 받은 뒤 오는 25일 경선을 실시한다.
당내 비주류를 대표해 서울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한 천정배 최고위원은 확대간부회의에서 “민주진보 개혁세력 승리와 민주적 경선 실시를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국민 여러분, 손학규 대표와 당원에게 심려를 끼쳤다.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천 최고위원은 서울시장 경선룰을 놓고 손 대표 등과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다음 달에 있을 서울시장 야권통합경선에서 시민후보로 나설 예정인 박원순 변호사는 이날 시민사회 운동가로서의 활동을 마감하고, 본격적인 서울시장 선거 체제에 들어갔다. 그는 아름다운재단, 아름다운가게, 희망제작소 등을 차례로 방문하고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직을 사임했다. 1995년 참여연대 사무처장을 시작으로 17년간 시민운동에 주력했었다.
박 변호사는 기자들과 만나 “내가 험한 동네에 가서 제대로 못할까 봐 주변 사람들이 걱정을 많이 한다”며 “조금 더 정신을 차리고 추석에 선거 캠프를 잘 꾸려 기존의 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선거 운동을 해보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또 한 전 총리에 대해서는 “선거에 나오셔야 한다. 안 나오시면 선거가 흥행이 되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추석 연휴 다음날인 14일쯤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전해졌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