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부양책 ‘힌트’라도 기대했지만… 열리지 않은 ‘버냉키의 입’
입력 2011-09-09 17:01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신중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버냉키 연준 의장은 8일(현지시간) 미네소타경제클럽 주최 행사에서 “연준은 경기회복을 위해 적절한 수단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하지만 어떤 수단을 어떻게 사용할지 등에 관한 구체적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재정 감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버냉키 의장은 “단기간에 상당한 규모로 재정을 감축하면 경제 성장과 고용 확대에 지장을 줄 수 있다”면서 “정부와 의회가 적자를 줄이기 위한 목표를 설정해야 하지만, 경기회복 속도가 느리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역시 감축 규모와 방법 등에 대해서는 제시하지 않았다.
당초 투자자들은 버냉키 의장이 이날 연설을 통해 추가 부양에 대한 힌트를 던져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버냉키 의장은 지난 8월 말 잭슨홀 중앙은행 심포지엄에서 했던 것과 비슷한 말만 반복해 실망감을 안겼다. WSJ는 “잭슨홀 회의의 반복”이라며 “여전히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한 기대감만 남겨뒀다”고 평했다.
버냉키 의장이 부양책에 관해 말을 아낀 것은 일단 연준 이사들 간에 논의를 거친 후에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는 데다 오후로 예정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의회 연설이 가져올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였던 것으로 해석된다.
WSJ는 연준이 내놓을 수 있는 추가 대책으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와 지급준비금 금리 인하 등의 방법이 있다고 전했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는 국채 포트폴리오에서 단기 국채 비율을 줄이고 장기국채를 늘리는 것으로 장기물 금리를 끌어내리기 위한 방법이다.
일각에서는 단기 국채를 팔고 50년 만기 초장기 국채를 사들이는 ‘오퍼레이션 토르크’라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고 미국 CNBC가 보도했다. 오퍼레이션 토르크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보다 더 강력한 경기부양책으로 고려되는 방법이다. 50년 만기 국채 매입을 통해 시장에 확신을 불어넣겠다는 것이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