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10명중 1명꼴 참여 ‘460만 시대’… ‘자원봉사’ 생활속에 뿌리내렸다
입력 2011-09-09 16:47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 10명 가운데 1.2명이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했다는 공식 통계가 나왔다. 봉사의식과 봉사활동 참여가 시민사회에 체화됐다는 것이 확인됐다.
행정안전부가 지난 1일 발표한 통계 자료 ‘자원봉사 참여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248개 자원봉사센터에 등록한 내국인 자원봉사자는 631만334명이었다. 이 가운데 20세 이상 성인은 463만4597명으로 성인 전체 인구의 11.9%를 차지했다. 청소년은 167만5737명이 등록했다. 이는 민간단체에 의한 봉사활동을 제외한 숫자로 실제 자원봉사 활동 참여인구는 이보다 크게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5년 센터에 등록한 성인 자원봉사자는 162만1976명으로 성인 전체 인구의 4.5%에 불과했다. 이후 2006년부터 매년 20% 가까이 증가해 2008년 329만4204명(8.7%), 2009년 387만9489명(10.2%)이 등록했다. 19세 미만 청소년의 봉사활동 등록자는 2005년 46만1728명에서 지난해 167만5737명으로 3.6배 이상 증가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 등 정부기관 지원으로 해외봉사에 나서는 사람도 2005년부터 꾸준한 증가세다.
행안부는 자원봉사센터 설치 이후 센터에 등록한 성인 자원봉사자가 매년 17% 이상 증가했고 누적인원도 증가추세라고 밝혔다. 행안부 관계자는 “청소년은 학교에서 연 20시간을 의무화하기 때문에 자발적 봉사 여부는 단정하기 힘들다”면서도 “일단 성인 봉사자가 늘어나는 것을 감안하면 봉사활동 의무화가 성인기까지 이어진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기적인 사회에 대한 반발과 긍정적인 중독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재은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사회가 극도로 개인화되고 파편화되면서 사람들은 결국 스스로가 피해자가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자원봉사 활동이 늘어나는 것”이라며 “이기적인 사회 분위기가 공동체 의식을 서서히 일깨워 주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분석했다. 2005년부터 각종 재난현장에서 봉사활동을 한 정상현 성균관대 법학과 교수는 “삶의 의미를 찾기 힘든 현대사회에서 자원봉사 활동은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며 “사람들이 긍정적 쾌감에 중독되고 서로 전파하면서 자원봉사 활동이 사회에 정착되는 것”이라고 했다.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실시하는 봉사활동이 어른이 돼서도 봉사활동을 하게 되는 데 적잖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자원봉사가 더 확대되려면 정책적 지원과 체계적 홍보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삼렬 전국재해구호협회 구호팀장은 “수해 발생 20일 만에 재난구역으로 선포돼 초기 봉사활동에 나선 봉사자들은 인정을 못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자원봉사자의 시선에서 행정적 지원정책을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