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선교사 의문의 죽음 철저히 밝혀라
입력 2011-09-09 16:44
북한과 인접한 중국 단둥에서 대북 선교활동을 해온 선교사 김모씨가 의문사했다. 한 차례 부검 결과 독극물은 검출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사망 당시 입에서 거품이 나오는 등 중독 증세가 나타났다는 목격담이 나왔고, 또 단둥의 한 소식통도 현지 의사의 1차 소견은 독극물 중독이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데 비추어 김 선교사는 살해됐을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아직 공식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그가 사망한 다음날 중국 옌지에서 활동하던 대북 인권운동가가 괴한으로부터 독주사기 습격을 받았다는 주장도 그의 피살설을 강화해준다.
그런 만큼 정부는 중국 당국과 협조해 철저한 진상 파악과 함께 중국에서 대북 활동을 펴고 있는 선교사들과 인권운동 및 탈북자 지원단체 인사들의 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물론 지난달 21일 사망한 김 선교사의 시신은 이미 화장됐기 때문에 사인 등 진상 파악이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그래도 행적 추적 등을 통해 사건의 실체를 분명히 밝혀내야 한다.
김 선교사가 살해됐다면 일차적으로 북한의 소행임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고, 사건이 유야무야될 경우 선교사 등에 대한 유사한 ‘테러행위’가 얼마든지 재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북한과 접경지역 교민들에 따르면 현지 북한 측 인사들은 대북 선교사들과 탈북자 지원단체에 극도의 반감을 갖고 “반드시 응징하겠다”고 위협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종교 탄압, 특히 기독교 탄압은 새삼스레 거론할 것도 없다. 국제적인 기독교 선교단체 오픈 도어스에 의해 지난해 8년 연속 ‘최악의 기독교 탄압국’으로 꼽혔거니와 북한인권정보센터가 최근 발간한 ‘2011 북한인권백서’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특히 2000년 이후 종교사범 처벌 건수가 날로 증가해 작금에는 종교 박해가 최악의 수준에 이르렀다. 그런 만큼 특히 북한과 인접한 중국에서 대북 선교활동을 벌이는 한국(계) 선교사들이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중국에서 활동하는 선교사와 대북 인권 및 탈북자 지원단체 인사들은 스스로의 안전 관리에 비상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