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림’ 한가위… 저칼로리 추석 음식 비법

입력 2011-09-09 16:28


더도덜도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명절에나 하얀 이밥을 배불리 먹을 수 있었던 시절 얘기리라. 다이어트가 일상화된 요즘 맛난 음식이 한상 그득 나오는 명절은 외려 두렵다. 4일 연휴가 끝난 다음 저울에 올라서면 휙 돌아갈 바늘! 묘안이 없을까?

서울현대전문학교 외식산업학부 김자경 전임교수는 “무조건 안 먹고 버티기는 어렵고 바람직하지도 않다”면서 “조리할 때부터 칼로리를 낮추는 방법을 연구해보라”고 조언했다.

쫀득쫀득한 피를 한입 깨물면 고소한 소가 입안 가득 퍼지는 송편의 맛은 추석 때만 즐길 수 있지만 그 칼로리가 만만치 않다. 김 교수는 “송편 6개가 밥 1공기의 칼로리를 낸다”면서 피 반죽을 할 때 쑥을 섞고, 소도 깨 대신 콩을 쓰라고 일러 준다. 쑥은 노폐물을 제거해 간을 깨끗이 해주고 장을 튼튼하게 해줘 아랫배를 편안하게 한다. 깨는 설탕을 섞기 마련인데, 콩은 그렇지 않아 칼로리를 낮출 수 있다.

식용유에 지져내는 전은 고소한 내음으로 명절 분위기를 돋우는 음식이다. 하지만 다이어트에는 최대의 적. 전도 만들 때 신경 쓰면 어느 정도 칼로리를 낮출 수 있다. 김 교수는 “연근 녹두 등 건강에 좋고 칼로리가 낮은 재료를 골라 달궈진 팬에 기름을 약간만 두른 채 한꺼번에 익혀낸 다음 체나 키친타월에 밭아 기름을 확 빼는 것이 요령”이라고 일러 준다. 연근은 체지방을 내려 주고, 녹두는 해독작용이 탁월하다. 조리할 때 팬에 기름을 두르고 익는 순서대로 꺼내고, 또다시 넣고를 반복하는데 그러면 기름 온도가 떨어져 조리하는 음식에 다 스며들면서 칼로리가 훨씬 높아진다는 것. 잡채 등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볶는 요리는 완성되었을 때 팬에서 재빨리 그릇에 옮겨 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팬에 남은 기름을 요리가 다 흡수해 칼로리가 높아진다.

명절 식탁에는 고기와 생선요리가 빠지지 않게 마련이다. 고기요리는 볶기보다는 삶아서 쓰고, 생선은 쪄서 쓰는 것이 칼로리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생선을 찔 때 찜기에 양파를 깔고 쪄내면 영양도 좋고, 달라붙지 않고 모양도 흐트러지지 않는다.

연휴가 나흘이다 보니 특별식을 준비하게 마련이다. 김 교수는 “야채를 많이 이용하고, 매운 요리를 준비하라”고 권했다. 야채는 포만감을 줘 살이 찌지 않는 식재료다. 또 매운요리는 고춧가루의 캡사이신 때문에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고, 텁텁한 입맛을 개운하게 해줘 인기 만점이다.

김 교수는 월남쌈과 해물찜떡을 추천했다. 월남쌈은 베트남 요리이긴 하지만 멸치액젓을 사용하면 우리 입맛에 딱 맞는 데다 야채가 주재료여서 대표적인 저칼로리 요리다. 쇠고기와 야채 대신 추석 상차림에서 남은 전과 나물을 활용해도 된다. 해물떡찜은 떡볶이 떡이 들어가 아이들도 즐겨 먹을 수 있는 메뉴다. 매운 것을 잘 못먹는 어린 아이가 있을 때는 매운 정도를 조절하도록 한다.

김자경 교수 추천 요리 레시피

◇월남쌈

<재료> 라이스페이퍼·쇠고기(샤브용) 300g씩, 숙주 200g, 오이·양파·사과 1개씩, 당근 ½개, 양상추 ⅔개, 토마토 2개, 소스(멸치액젓·식초 3큰술씩, 설탕 5큰술, 다진마늘 2작은술, 청양고추 6개, 파인애플 2쪽, 파인애플 즙 ½컵, 레몬 1개)

<만들기> ① 쇠고기는 뜨거운 물에 데쳐 놓는다. ② 오이 양파 당근 양상추 사과는 곱게 채썬다. ③ 숙주는 머리를 떼내고 씻어 놓는다. ④ 토마토는 반달썰기 한다. ⑤ 청양 고추는 송송 썰고, 파인애플은 다지고, 레몬은 즙을 짜고, 나머지 재료를 모두 넣어 소스를 만든다. ⑥ 준비한 야채를 접시에 돌려 담고 소스를 곁들여 낸다. ⑦ 라이스페이퍼는 1장씩 따뜻한 물에 불려서 좋아하는 야채와 소스를 넣어 먹는다.

◇해물떡찜

<재료> 쭈꾸미·꽃게·아귀 200g씩, 콩나물 400g, 미나리 100g, 풋고추 2개, 홍고추 1개, 대파 1뿌리, 다시물(다시마 1조각,물1½컵), 물녹말3∼5T(녹말가루 3T+물 3T), 통깨 2큰술, 떡볶이 떡 50g, 양념장(고춧가루 5큰술, 다진마늘·다진양파·청주 2큰술씩, 혼다시·참기름 1큰술씩, 설탕·다진 생강 ½큰술씩, 소금·후추 약간씩)

<만들기> ① 쭈꾸미는 손질하여 밀가루로 씻고, 꽃게는 솔로 깨끗이 씻어 등딱지와 아가미를 떼어내고 2∼4등분 한 뒤 발의 끝마디를 잘라낸다. 아귀는 손질해 깨끗이 씻는다, ② 찬물에 다시마를 넣고 끓여 다시물을 만들어 놓는다. ③ 콩나물은 머리를 떼어내고, 미나리는 4㎝ 길이로 자른다. ④ 풋고추 홍고추 대파는 어슷 썬다. ⑤ 냄비에 다시물, 콩나물, 꽃게, 아귀 양념장 ½을 넣고 뚜껑을 덮은 채 끓이다 김이 나면 뚜껑을 열어 준다. ⑥ 나머지 양념과 쭈꾸미 떡 풋고추 홍고추 대파 미나리를 넣고 물녹말을 넣어 농도를 맞춘다. ⑦ 소금으로 간을 맞춘 뒤 불을 끄고 참기름 통깨를 넣어 상에 낸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