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맞이 대통령과의 대화] 무분별한 복지공약 오히려 票 잃어
입력 2011-09-09 01:43
이명박 대통령은 8일 추석맞이 특별대담에서 복지와 상생 문제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정치권의 복지 논란을 언급하며 “나는 보편적 복지를 하겠다는 사람이 정권을 잡으면 아마도 선별적 복지를 할 것이라고 본다”며 “이제 국민도 허황된 복지 공약에 대해 ‘이는 표를 얻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또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살기 위해서는 대기업 총수부터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물가 문제를 언급할 때에는 “물가 때문에 서민들이 고통받는 게 저도 가슴이 제일 아프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복지 문제와 관련해 정치권의 협조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선거에서 당장 내일이 어려워지는 것을 생각하지 않은 공약은 표를 얻지 못할 것이며 나는 한나라당에도 이런 얘기를 좀 하려 한다”고 밝혔다. 보육 문제와 관련, 이 대통령은 “영·유아 보육은 직원들을 위해 기업들이 좀 할 일이다”며 “내년부터 5세의 보육이 무료가 되는데 정부는 그 다음 연령에 대해서도 조만간 발표를 하게 돼 있다”고 소개했다.
재정 문제에 대해서도 “나도 (예산을) 펑펑 쓰면 인심 얻고 지지율도 올라가겠지만 우리 아들·딸 세대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오늘의 정책이 10년 후 다음 세대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내가 그렇게 할 수 없다. 내가 직업 정치인도 아니고 의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각오를 보였다.
이 대통령은 물가 문제와 관련, “솔직히 말씀드리면 물가를 탁 잡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면서도 “그래도 최선을 다하면 어느 정도는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가 요즘 배추 값을 매일 들여다보고 있다”며 “배추 한 포기가 열흘 전 4300원이었는데 오늘 아침 3300원으로 떨어졌다”고 소개했다. 또 “이제는 김장철을 앞두고 고추 값이 제일 걱정인데 한국보다 싼 곳에서 사와 관세도 줄이고 해서 고추를 싸게 공급하는 방안을 농협과 지금 얘기하고 있다”고 했다. 추석 장보기가 무섭다는 패널의 질문에는 “장을 좀 늦게 보실수록 나으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전세 대란이 여전하다는 지적에 “집값이 안정되니 전세로 사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어 정부도 소형 임대아파트를 많이 지으려 한다”며 “금년에 건축허가 신청이 많이 들어왔는데 전세는 금년이 고비고 내년에는 고개를 숙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가계 대출에 대해선 “우리는 담보대출이 주인데 담보 가치에 비해 50% 정도 돈을 빌린다. 세계 다른 나라는 담보가치의 80%나 돈을 빌려주는데 여러 가지 면에서 아직은 조금 건강한 면이 있다고 보지만 경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청년 실업과 관련해 “제일 좋은 복지가 일자리를 주는 것”이라며 “구직자도 눈높이도 맞추고, 학력 같은 것도 좀 철폐돼야 한다”고 말했다.
손병호 유성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