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등록금 인하] 1조5천억 재원 마련은… ‘늘리고, 줄이고, 끌어쓰고’

입력 2011-09-08 18:31

교육과학기술부가 내년 등록금 예산으로 마련할 1조5000억원에서 실제 늘어나는 등록금 예산은 1조2000억원 안팎이다. 나머지 3000억원은 기존에 지원하던 장학금을 끌어와서 사용하게 된다.

교과부는 대학 등록금 예산을 늘리며 기존의 초·중등 예산에 포함됐던 특성화고 장학금 2000억여원을 시·도교육청으로 이관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특성화고 장학금은 내년부터 국고가 아닌 지방비로 지원키로 한 것”이라며 “등록금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줄인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대학 등록금 예산이 늘면서 내년도 고등교육 예산은 전체 10% 정도 증액됐다. 고등교육예산 내에서는 시설비 등 불필요한 예산을 줄이고 등록금 예산을 늘렸다.

기획재정부는 세제개편을 통해 늘어난 세수 등을 포함한 재원으로 등록금 예산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교과부가 1조5000억원 계획안을 낼 때 교육 예산 쪽에서 절반은 구조조정하겠다고 했다”며 “7500억원 정도는 내부 구조조정을 통해서 마련하고 나머지는 다른 재정에서 충당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내년도 등록금 지원 방안은 마련됐지만 2013∼2014학년도 재정 지원 방안은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 한나라당은 지난 6월 ‘등록금 부담 완화’ 방안을 발표하며 2012년 1조5000억원, 2013년 2조3000억원, 2014년 3조원을 국고로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등록금 예산 마련을 위해 초·중등 예산을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초·중등 예산을 줄이기 위해서는 시·도교육청과의 협의도 필요하다.

교과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번 등록금 부담 완화 방안은 내년도 정부 예산안 제출과 관련된 부분만 우선 발표한 것”이라며 “2013∼2014년 등록금 부담 경감 방안은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성수 조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