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9·11] 헤리티지 재단 카나파노 박사 “기존 대테러 전략 재수립 글로벌 극단주의 차단을”
입력 2011-09-08 21:57
“미국은 10년 전에 비해 안전해졌다. 그러나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가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많다.”
헤리티지 재단의 수석연구위원 제임스 J 카나파노 박사는 9·11 테러 10년이 지난 지금의 미국 안보상황을 이렇게 평가했다. 그는 극단주의 테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애국법 강화 등 좀 더 강력한 대테러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로서는 미국이 또다시 위험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카나파노 박사는 보수적 성향의 헤리티지 재단에서 중동 지역 및 대테러 문제를 전담하고 있다. 웨스트포인트 출신으로 1978년 주한미군으로 1년 동안 근무한 경력이 있다. 지난 5일 워싱턴 헤리티지 재단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9·11 테러 10년이 지났는데 미국은 더 안전해졌는가.
“지난 10년 동안 미국에 대한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리스트들의 공격 음모가 40여건 적발됐다. 미국 본토와 해외에서 테러 시도 건수는 많으나, 2005년 이후 성공한 테러는 줄어가는 추세다. 알카에다는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등에서 거의 섬멸됐거나 약해지고 있다. 테러 그룹 간 네트워크는 느슨해져가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알카에다는 예멘에서의 활동을 구축해가고 있다. 소말리아의 알샤바브 같은 테러 그룹과 새로운 동반자 관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제2의 9·11테러가 일어날 가능성은.
“10년이 지난 현재 전반적으로 좀 더 안전해지기는 했지만, 테러리즘이 다시 복원될 가능성도 상당히 있다. 현재의 (불충분한) 대테러 전략은 적에게 또다시 주도권을 주는 형국이 될 수 있다.”
-대규모 테러를 막기 위한 방안은.
“테러 예방에 책임 있는 기관과 요원들이 대규모 인명 살상이 일어나기 전 온갖 수단을 활용해 테러그룹 리더들을 쫓고 있다. 이런 대테러 활동은 애국법(Patriot Act)에 의해 보장받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제한적이고 불충분하다. 대테러 활동을 위해 좀 더 영구적이고 강력한 보장이 필요하다. 연방·주정부의 대테러 관련기관과 민간 기관들의 정교한 협조도 더욱 필요하다. 비자 면제 프로그램 같은 것도 잠재적 테러리스트 등의 입국을 예방하기 위해 사전 점검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
-미국은 대테러 전략 수립에 있어 어떤 점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가.
“가장 핵심적인 것은 일관성이다. 어떤 반(反)테러 전략도 강력한 정치적 의지가 없는 한 성공할 수 없다. 초점은 글로벌 이슬람 극단주의의 출현을 막는 것이다. 글로벌적 소요 사태에 따른 안보, 자유, 서방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은 단발적인 테러보다 훨씬 위험하다. 이런 글로벌 테러나 소요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테러 그룹을 ‘분할해서 패배시키는’(divide and defeat) 전략이 필요하다.”
-미국의 중동 전략에 대한 평가와 전망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6월 발표한 새로운 중동 전략은 좀 애매모호하다. 미국이 누구와 싸우고 있고, 무엇을 위해서 싸우고 있는지를 불확실하게 생각하는 미국인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또 부분적으로는 ‘아랍의 봄’에 대한 행정부의 미지근한 대처가 과거 압제와 단절하고, 새로운 민주적 체제를 건설해 나가려는 중동 국가들에 미국이 참여할 기회를 놓치게 하고 있다. 이런 점은 알카에다와 연대 세력이 다시금 기력을 회복할 수 있는 토양을 제공해줄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수 년 안에 (이 지역에) 그들의 작전 기지가 더 많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워싱턴=글·사진 김명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