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정의 꿈은 커져만 간다… 기량 급성장하는 리듬체조 손연재
입력 2011-09-08 18:14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7·세종고)가 어느새 훌쩍 성장했다. 오랜 기간 해외 전지훈련으로 인한 부상 등에도 불구하고 국제 대회를 거치면서 조금씩 자신의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다.
손연재는 7일(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끝난 국제체조연맹(FIG) 타슈켄트 월드컵 시리즈에서 10위에 올라 생애 처음으로 개인종합 ‘톱10’에 진입했다. 손연재는 이 대회에 앞서 열린 네 차례의 월드컵 시리즈에서 12위와 13위에 머물러 매번 톱10 진입에 실패했었다. 특히 이번 월드컵 시리즈에서는 후프, 볼, 곤봉, 리본 등 각 종목에서 모두 27점을 넘어 고른 기량을 나타냈다. 상위 8명이 겨루는 결선에는 후프와 곤봉 두 종목에서 결선 진출에 성공해 각각 5위와 6위를 차지했다. 후프에서 5위에 오른 것은 개인 최고 성적이기도 하다. 손연재가 후프 종목에서 결선에 진출한 적은 있었지만 두 개 종목에서 한꺼번에 결선 진출에 성공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강점을 보였던 후프 외에 곤봉에서 결선에 진출해 앞으로 다른 종목에서도 선전을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허리 통증을 이겨내고 악바리 같은 투혼으로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 향후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지난해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손연재가 이처럼 부쩍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올해 초 러시아로 전지훈련을 떠나면서 기량이 급성장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손연재는 전지훈련을 떠나면서 전 종목 26점대 세계 15위를 목표로 내걸었다. 하지만 올해 첫 월드컵 시리즈인 이탈리아 페사로 대회에서 개인종합 12위에 오른 데 이어 4월 포르투갈 포르티마오 월드컵 시리즈에선 전 종목 26점대와 개인종합 13위를 함께 기록, 이미 목표를 넘어섰다.
올해 목표를 넘어선 데 이어 전 종목 27점대 및 톱10 진입에까지 성공하면서 오는 19일 프랑스 몽펠리에에서 개막하는 세계선수권대회에 대한 기대감도 함께 높아졌다. 내년 런던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이번 대회에서 손연재는 18위 안에 들면 런던 올림픽 출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리듬체조 선수 중 그동안 올림픽 무대를 밟았던 선수로는 홍성희·김인화(1988년 서울올림픽), 윤병희·김유경(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신수지(2008년 베이징올림픽) 등 5명에 불과하다.
김지희 국가대표 리듬체조 코치는 “(손)연재가 국제 대회를 자주 경험하면서 자신감이 크게 상승해 좋은 결과를 내고 있는 것 같다”며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둔 나머지 기간에는 컨디션 조절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