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꼭숨은 카다피… 불안한 리비아 정세

입력 2011-09-08 18:34

무아마르 카다피를 쫓는 숨바꼭질이 계속되고 있다. 카다피는 8일 시리아 알라이 TV를 통해 “나는 결코 조상의 땅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적과 싸울 준비가 돼 있다”는 육성 메시지를 방송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카다피는 자신이 리비아에 있다고 주장하지만, 어떤 기관도 그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전날 아니스 샤리프 시민군 군사위원회 대변인은 “카다피 은신처를 포위하고 있다. 생포는 시간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압둘라흐만 부신 시민군 대변인은 “카다피 포위는 루머”라고 밝혔다. 시민군 내부에서조차 정보 취합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인 것이다.

시민군과 미국은 카다피 국외 도피를 차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시민군은 니제르로 대표단을 파견해 “카다피와 그 측근이 니제르로 넘어오는 것을 막아 달라”고 요청했다. 빅토리아 뉼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은 “니제르 말리 차드 부르키나파소 등에 국경 통제 및 카다피 정권 인사들에 대한 구금, 재산 압류 등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마로우 아마도우 니제르 외무장관은 “카다피의 월경을 막는 것은 힘들다. 사막은 통제 불가능한 지역”이라며 협조에 난색을 표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한편 트리폴리에서는 카다피 군의 무기고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가 보도했다. 휴먼라이트워치(HRW) 등이 카다피 무기고를 탐방 조사한 결과, SA-24 SA-7 같은 열 추적 미사일들이 사라진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SA-7은 어깨에 메고 발포할 수 있는 소형 지대공 미사일로 항공기 공격 등에 많이 사용돼 왔다. CSM은 “이런 무기들이 알카에다에 넘어갈 수도 있다”면서 “리비아 치안 불안이 심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양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