先정당후보선출 後통합경선… 야권 ‘투트랙 경선’ 합의

입력 2011-09-08 15:20


야권이 ‘선(先) 정당후보 선출, 후(後) 통합 경선’의 투트랙 방식으로 서울시장 야권 단일후보를 선출키로 했다. 민주당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등 야3당과 시민사회단체 모임인 ‘혁신과 통합’은 8일 이같이 합의하고, 선거관리위원회 후보 등록일인 다음 달 6일까지 야권 단일후보를 내기로 했다.

야권이 투트랙 경선을 택한 것은 민노당 측에서 야권 후보들이 한번에 경선을 치르는 ‘원샷 경선’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힌 데다 민주당 비주류도 이를 강력 반대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야권 단일후보는 각 당 내부 경선을 통해 선출된 후보와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간의 최종 승부로 결정짓게 됐다.

투트랙 경선의 최대 관심사는 민주당 소속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당내 경선에 나설지 여부다. 민주당 경선은 당원투표 50%와 여론조사 50%를 반영해 오는 25일 실시된다. 한 전 총리가 출마하면 민주당 경선은 당 주류 및 친노계의 지지를 받는 한 전 총리와 비주류 대표주자 천정배 최고위원이 격돌하는 사실상 양자 구도로 치러진다. 한 전 총리가 불출마할 경우 천 최고위원, 원혜영 의원, 박영선 정책위의장, 신계륜 전 의원 등이 참여하는 다자 구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정세균 최고위원 등 민주당 중진 10여명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 전 총리의 경선 참여를 적극 요청했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총리님이 베스트 카드”라며 출마를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총리와 가까운 민주당 백원우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출마 여부 선언을) 오늘 할지 내일 할지, 좀 모여서 얘기를 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한 전 총리는 당초 불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았으나 “경선에 안 나오면 당내 혼선과 갈등이 극에 달할 것”이라는 주변의 우려가 쏟아지면서 고민이 깊어진 상태다. 야권 관계자는 “천정배·정동영 최고위원이 손학규 대표 등과 경선룰 싸움을 하면서 당 안팎의 인심을 잃었다”며 “천 최고위원이 민주당 후보로 선출된 뒤 통합경선에서 박 상임이사와 거칠게 경쟁할 경우 자칫 야권통합 의미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말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