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리·롬니 맞대결 양상… 美 공화당 대선후보 캘리포니아주 토론회

입력 2011-09-08 18:34

페리 대(對) 롬니.

7일 밤(현지시간) 열린 2012년 미국 대선의 공화당 후보 토론회 결과는 두 사람으로 좁혀졌다. 공화당의 영원한 정신적 지주 로널드 레이건 기념도서관(캘리포니아주 시미밸리)에서 열린 이번 토론회는 미국에서 가장 인구(3700만명)가 많고 대통령 선거인단(55명)도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토론회여서 관심을 모았다. 특히 대권 도전 선언 한 달여 만에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제치고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가 처음 토론회에 등장했다.

토론회 전부터 두 사람의 대결이 어떻게 끝날 것인지가 관전 포인트였다. 첫 출전한 페리조차도 “내가 별이 된 느낌”이라고 말할 정도로 언론의 관심은 뜨거웠다.

미셸 바크먼 하원의원(미네소타),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론 폴 하원의원(텍사스), 허먼 케인 전 ‘갓파더스피자’ 최고경영자, 존 헌츠먼 전 유타 주지사,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펜실베이니아) 등 나머지 6명은 참석 자체에서 의미를 찾아야 할 정도였다. 특히 지난 아이오와 후보 토론회의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 돌풍을 일으켰던 바크먼 의원의 타격은 컸다. 페리와 바크먼은 공화당 내에서도 티파티의 지지를 받고 보수 색깔이 짙어 지지층이 겹치는 후보들이다.

페리는 소신 발언으로 거침이 없었다. 그는 “롬니가 4년 동안 주지사(매사추세츠)로서 만들어낸 일자리보다 내가 1년 동안 텍사스 주지사로 있으면서 만든 일자리가 훨씬 많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롬니는 “페리의 전임 텍사스 주지사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당신보다 3배나 빨리 일자리를 늘렸다”고 반박, 관중석에서는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그러면서 “정치 말고는 한 게 없어 실물경제를 모른다. 풍부한 석유자원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깎아내렸다.

하지만 정작 토론회 이후 여론조사에서는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미국 NBC방송이 이번 토론에서 누가 이겼다고 생각하는지를 물어본 결과 오후 10시 현재 6만6165명의 응답자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7.1%가 론 폴 의원을 선택했다. 롬니 전 주지사는 19.7%, 페리 주지사는 15.2%로 2, 3위에 그쳤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백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