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후보 단일화 양보’ 안철수, 2012년 4월 출마설도 솔솔
입력 2011-09-08 15:18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9일로 예정된 대구 ‘청춘콘서트’를 마지막으로 당분간 학교 일에 전념할 방침이다. 하지만 국민들이 그를 차기 유력 대선주자로 받아들이고 있고, 본인도 행정가로서의 행보를 고민해 왔기 때문에 앞으로 ‘정치인 안철수’라는 타이틀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안 원장은 2009년 10월부터 매월, 또 지난 5월부터는 월 3회씩 진행해 온 ‘청춘콘서트’를 9일 대구 행사를 끝으로 마감한다. 인구 30만명 이상의 도시를 다 도는 행사로, 매회 수천명씩 몰리자 그의 멘토(스승) 중 한 사람인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정치 행위로 볼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안 원장이 시장 출마를 생각하게 된 것도 청춘콘서트에서 쏟아지는 젊은이들의 고민 때문이었다.
이에 청춘콘서트 2탄이 생기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있다. 그러나 이 행사를 주관해 온 평화재단 측은 8일 “행사를 더 열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며 “그동안 진행자들이 지방과 서울을 주3회 오가며 너무 지친 상태여서 금방 뭘 부탁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안 원장의 대외일정을 돕고 있는 안철수연구소 측도 “당분간 잡혀 있는 공개 일정은 없다”고 밝혔다. 청춘콘서트를 함께 진행해 온 ‘시골의사’ 박경철 신세계연합클리닉원장 역시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저나 안 원장님이나 최근 며칠간 정신없이 지내 지금은 다들 신문에 이름이 거론되는 것도 버거워하고 있다”며 “당분간 아무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 원장이 사실상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은 상태이고, 지지자들의 러브콜도 계속되고 있어 시일이 지나면 어떤 행태가 됐든 ‘철수 콘서트’가 열릴 것이란 전망이 많다. 안 원장도 7일 자택에서 ‘정치 꿈을 접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최근 5일이 한 5년은 지난 것 같다. 아무 생각 없이 있다가 뉴스에 나가지고…”라고 말을 흐렸다.
그가 정치 행보를 본격화한다면 내년 4월 총선이 그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안 원장이 아직 정치인으로서의 능력을 검증받지 못했고, 행정부 수장이 되기 위해서도 국회에서 법과 정책이 어떤 물밑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고 조율되는지 정도는 알아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안 원장이 정치에 본격 뛰어든다면 국회의원에 머물지 않고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내년 12월에 출마할 수도 있고, 속도를 늦춰 2017년 차차기 대선을 노릴 수도 있다. 물론 지지율이 워낙 높아 내년 중 자신을 중심으로 제3의 정치세력화에 성공한다면 총선에 출마하지 않고 바로 대선을 겨냥할 개연성도 있다.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그가 지지한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승리하지 못할 경우 2014년 지방선거에 직접 도전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한편에서는 그가 평소 “저는 돈보다는 명예가, 명예보다는 제 마음이 편한 게 더 좋다”고 밝혀온 점에 비춰 당분간은 정치권과 거리를 두며 장기적 관망에 돌입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