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기업 기부문화 더욱 확산되기를

입력 2011-09-08 17:47

대기업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기부문화를 실천하고 있다. 대기업 오너들이 수천억원의 사재를 쾌척한 데 이어 임직원들이 월급 1%를 기부하거나 소기업들에 콘텐츠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7일 임직원들이 매달 급여의 1%를 기부하는 ‘급여 1% 나눔 약정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임직원 급여 가운데 우수리와 일부 수당을 내놓은 적은 있었지만 자발적으로 급여의 1%를 기부하기로 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 직원 1800여명의 평균 연봉이 7000만원 수준이어서 모든 임직원이 기부운동에 동참할 경우 매년 12억원가량의 기금이 모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나눔 행사에 노조가 흔쾌히 동참하기로 한 것은 고무적이다. 대기업 노조들이 비정규직 근로자나 하청업체 직원들의 어려움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몫을 극대화하기 위해 투쟁도 불사해 왔다는 점에서 현대오일뱅크 노조의 전향적 자세는 업계의 귀감이 되기에 손색이 없다. 현대오일뱅크는 앞으로 설립하게 될 재단법인 ‘아름다운 동행’을 통해 기금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하기 바란다.

삼성그룹은 10만개 소기업에 삼성경제연구소(SERI)의 교육 콘텐츠 ‘세리프로’를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세리프로는 삼성경제연구소가 기업체 간부 교육을 위해 개발한 동영상 프로그램으로, 삼성 계열사들과 수도권 200여개 기업이 활용하고 있다. 세리프로 연회비가 1인당 40만원이기 때문에 삼성그룹은 400억원의 지식 콘텐츠를 제공하는 셈이다. 또 SK그룹은 추석을 앞두고 전국 2500여명의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임직원들이 자원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심화되고 있는 양극화와 갈등을 해소하고, 더불어 사는 사회를 정착시키려면 정부, 기업, 개인 등 경제주체들이 적극 나서야 한다. 특히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등 소외계층은 글로벌 재정위기와 높은 물가상승률로 인해 올 추석을 여느 해보다 더 쓸쓸하게 보낼 수밖에 없게 됐다. 이럴 때일수록 나눔과 상생의 정신이 모든 경제주체로 확대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