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얌체같은 명품업체 해도 너무한다

입력 2011-09-08 17:45

샤넬, 구찌, 루이비통, 프라다. 대한민국은 명품 공화국이다. 보통 명품 가방 루이비통 정도는 들고 다녀야 행세를 한다. 선글라스도 아르마니 정도는 돼야 한다. 명품은 유행에 민감하다. 자칫 옛날 것으로 치장했다가 망신당하기 쉽다. 우리 국민의 유별난 명품선호에 힘입어 외국 명품업체들은 해마다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매출액은 물론 수익 증가율도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다. 재벌닷컴이 어제 국내 들어온 외국 명품업체 가운데 상위 15곳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의 매출액 규모는 2005년 1조4288억원에서 지난해 3조8727억원으로 6년 새 평균 2.7배 늘었다. 이 기간 동안 순이익도 662억원에서 2364억원으로 3.6배 증가했다.

패션업체 13곳만 따져보면 매출은 2005년 6009억원에서 2010년 1조6516억원으로 2.7배 늘었고, 순이익은 374억원에서 1649억원으로 4.4배 늘었다. 프라다의 매출액은 2005년 271억원에서 지난해 1757억원으로 6.5배, 순이익은 4500만원에서 323억6600만원으로 719.2배 급증했다. 루이비통코리아의 매출액은 4.8배, 순이익은 9.7배 늘었다.

문제는 이들 업체의 기부액 규모다. 명품 업체들은 이익의 대부분을 배당을 통해 자기 나라로 보냈다. 실제로 화장품 수입업체 시슬리코리아는 순이익의 무려 86.4%인 371억원을, 자동차 수입업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86.3%인 640억원을 배당으로 썼다. 얌체도 이런 얌체가 없다.

명품수입업체 15곳이 지난 6년간 쓴 기부금이 불과 23억7000만원이라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전체 순익의 0.32%에 불과한 수치다. 프라다코리아, 스와치그룹코리아, 불가리코리아는 기부금으로 단 한 푼도 내지 않았다. 기업의 존재 이유는 이익창출이다. 종업원의 복지수준을 올리고 고용창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쥐꼬리만도 못한 기부금을 내는 기업을 명품기업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