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에 걷는 길-아산 외암마을 골목길] 여기는 참판댁, 저기는 평민집… 마을이 그림일세
입력 2011-09-08 17:09
외암민속마을은 건재고택을 비롯해 수많은 기와집 고택과 초가집들이 어우러진 살아있는 민속박물관이다. 중요민속자료 제326호로 지정된 외암민속마을은 광덕산과 설화산 자락에 자리 잡은 500년 역사의 양반촌으로 예안 이씨 세거지로 예로부터 효자가 많아 효도마을로 불린다.
영암댁 참판댁 송화댁 교수댁 감찰댁 등 10여 채의 기와집과 50여 채의 초가집 대부분이 조선시대의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데다 고택의 넓은 마당엔 전통 정원이 꾸며져 있어 당시의 생활모습과 풍류를 짐작하게 한다.
실개천을 가로지르는 돌다리를 건너 왼쪽의 소나무 숲과 오른쪽의 들판 사이로 난 고샅길로 들어서면 맨 먼저 초가집과 기와집을 둘러싼 돌담이 반긴다. 외암민속마을의 돌담은 모두 5300m로 굳이 발돋움을 하지 않더라도 뜰 안에 심어놓은 감나무 살구나무 밤나무 은행나무를 비롯해 온갖 화초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구릉지에 형성된 외암민속마을의 집들은 길을 따라 독특하게 자리 잡고 있다. 마을 가운데로 안길이 있고, 이 안길은 올라가면서 좌우로 샛길을 뻗는다. 이런 모양은 하늘에서 보면 마치 나뭇가지처럼 큰 줄기를 따라 올라가면서 작은 가지가 뻗고 가지 끝에 열매가 맺힌 형태다.
마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고택은 외암참판댁. 19세기 말에 지어진 집으로 구한말 참판을 지낸 이정렬이 고종으로부터 하사받은 집으로 전해진다. 추사 김정희의 둘째 부인을 배출한 건재고택은 외암민속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로 기둥마다 추사의 친필 주련이 주렁주렁 걸려있다.
건재고택의 정원은 우리나라 전통정원 10선에 뽑힐 정도로 아름답다. 설화산에서 내려온 물길을 마당에 흐르게 하고 사랑채 앞마당에 학의 모양을 한 연못도 만든 후 소나무와 진달래를 비롯해 다양한 종류의 정원수를 심어 사철 꽃이 피고진다.
외암민속마을은 TV드라마 ‘덕이’ ‘옥이이모’ ‘야인시대’ ‘임꺽정’을 비롯해 영화 ‘취화선’과 ‘태극기 휘날리며’의 배경으로도 유명하다. 서울에서 외암마을까지 전철과 시내버스로 연결돼 하루 나들이 코스로도 부족함이 없다.
아산=정재학기자 jh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