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 1조4000억 규모 유상증자 결정…대형증권사 ‘IB 사냥’ 실탄 준비

입력 2011-09-08 00:17

대형 투자은행(IB) 시장 선점을 위한 대형 증권사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자기자본을 늘리기 위해 잇따라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하고 나선 것이다.

대우증권은 7일 이사회를 열고 1조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키로 결정했다. 유상증자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3월 말 현재 2조6800억원 수준인 대우증권의 자기자본은 증권업계 최초로 4조원을 돌파하게 된다. 7월 말 발표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규정한 ‘종합금융투자업자(대형IB)’의 자격 조건인 자기자본 3조원도 크게 웃돌게 된다. 대우증권은 이번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을 해외 금융시장 진출, 신규 사업 투자, IT 인프라 확충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자기자본 2조6700억원인 우리투자증권도 연내 5000억~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검토하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연내 주주배정 공모 방식으로 우리투자증권에 대한 유상증자를 추진한다는 계획을 지난 6일 예금보험공사에 보고했다. 예보는 우리금융의 지분 56.9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증권사들의 대규모 유상증자 결정은 대형 투자은행 업무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자본시장법 개정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고, IB 도약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상증자의 실패 가능성에 대해서는 “위험을 감수하고 무리한 시도를 하는 것이 아니라 관련 검토를 전부 마친 상태”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