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시민군 “카다피 포위했다”
입력 2011-09-08 00:14
리비아 시민군이 리비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소재를 파악, 포위하고 있다고 AP통신이 7일 보도했다. 시민군 군사위원회 대변인 아니스 샤리프는 “카다피는 리비아에 머물고 있으며 그가 생포되거나 사살되는 건 시간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카다피의 정확한 소재는 밝히지 않았으나 카다피 은신처 반경 60㎞를 시민군이 포위하고 있다고 전했다. 샤리프는 “첨단 장비와 정보기관을 통해 카다피를 추적해왔다”면서 “카다피는 빠져나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민군 내에서도 카다피의 정확한 소재에 대해 말이 엇갈리는 등 정보의 신뢰성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군사위원회 모하메드 타나즈 차관은 “시민군은 정확히 카다피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상태”라며 “여전히 트리폴리 지하 터널에 숨어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시리아 아라이TV와 연계된 민영 알오루바TV 소유주 알주부리는 “카다피와 아들들은 강한 정신력으로 리비아에 머물고 있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카다피가 인접한 니제르로 향했다는 소문도 나오는 가운데 과도국가위원회(NTC)는 “니제르 정부는 카다피가 그곳으로 가지 못하도록 국경을 통제하는 데 협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압두 라보 니제르 내무장관은 “카다피 정권 고위 관리 중 만수르 다오 보안군사령관 일가만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입국을 허용했다”며 “카다피는 니제르에 없다”고 밝혔다.
카다피의 정확한 소재는 파악되지 않지만 그가 도주 중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리언 페네타 미국 국방장관은 6일(현지시간) “카다피가 도주 중이며 소재는 정확히 모른다”고 말했다.
페네타 장관은 9·11테러 10주년을 맞아 뉴욕 그라운드 제로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카다피 소재와 관련해 이같이 밝히면서 “나도 그의 행방을 알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확보한 최대의 정보는 그가 도주 중이라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미 정부가 그동안 카다피가 리비아를 떠났다는 믿을 만한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의 언급은 이미 카다피가 리비아 밖에 있거나 해외 탈출을 시도 중이라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이다.
로이터 통신은 프랑스군 소식통을 인용, 카다피와 그의 아들 사이프 알 이슬람이 궁극적으로 부르키나파소로 이동하는 장갑차 행렬에 동참하려는 정보가 있다고 전했다. 부르키나파소는 니제르와 국경을 맞댄 서아프리카 국가다. 리비아 반군을 합법정부로 인정했지만 지난달 카다피의 망명을 제안하기도 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김준엽 기자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